[흐린 날], 서율밴드의 ‘세 번째’ 이야기
2015년 정규 2집 이후, 꾸준히 디지털 싱글을 발표해왔던 서율밴드가 5년 만에 정규 3집 앨범 [흐린 날]을 선보였다. 흐린 날에도 삶은 계속된다. 시를 읽으며 이면의 희망을 발견 하듯 예기치 못한 2020년에 서율밴드는 더 많은 공연과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읽는 이는 듣는 이가 된다. 마음의 고비마다 영감을 준 작품들을 모아 노래로 만들었다. 문학의 영향력이 서율밴드를 서율 플랫폼으로 확장시켜 문화예술 아티스트들을 더욱 단단히 연결시켜줬다.
서율밴드 정규 3집 [흐린 날]은 ‘2020년도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아트플랫폼에 선정되어 ‘경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1. 흐린 날
나태주 시, 서율 곡.
흐린 날에도 삶은 계속 이어진다. 희망은 소소한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제목과 달리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긴 시라서 밝고 활기차게 표현한 곡이다. 흔히 들을 수 없는 바순의 진중한 음색이 어쿠스틱 기타와 어울려 목가적인 느낌을 주면서 리드미컬하게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2.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문태준 시, 서율 곡.
재즈의 화법을 빌려, 보다 자유로운 느낌을 주는 곡. 속삭이듯 부르는 초반부에서부터 폭발적인 느낌을 담은 후반부까지, 보컬의 다채로움과 성숙미가 돋보인다. 또한 피아노의 자유분방한 솔로 연주를 비롯한 여러 악기들의 조화가 인상적인 곡.
3. 오늘치 기분
오은 시, 서율 곡.
상큼한 분위기의 어쿠스틱 팝이다. 통통 튀는 연주와 싱그러운 느낌의 보컬이 잘 어우러진 곡. 코러스를 적극 도입해, 시의 따뜻하고 감각적인 느낌을 살렸으며, 간주의 플루트 솔로로 청량감을 더했다. 앨범에서는 시의 도입부를 낭독한 버전과 낭독을 제외하고 음악만 담은 버전, 두 가지를 담았다.
4. 지금
김언 시, 서율 곡.
강렬하게 호소하는 시의 메시지를 락발라드로 표현한, 기승전결의 구조를 잘 살린 곡. 서정적인 피아노 인트로를 지나 차곡차곡 악기들이 쌓이면서 점점 단단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간주에서의 일렉트릭 기타 솔로 이후, 음악은 한결 더 두터워지며 절정을 향해 달리다가 다시 잔잔한 피아노 연주로 끝을 맺는다.
5. 양말
이현승 시, 서율 곡.
시의 분위기에 맞춰 조금은 복잡한 멜로디와 리듬을 담았다. 앨범 수록곡 중 그루브가 가장 넘치는 곡으로, 쉽지 않은 가사와 달리 가볍게 몸을 흔들며 들을 수 있다. 후반부 스테레오 효과를 적극 활용한 신디사이저 연주가 독특하다.
6. 우리는 처용이다
2020년 경기문화재단 드라이빙씨어터 선정, 크로스오버 우수공연 신작 '우리는 처용이다'표제작. COVID가 등장한 시대, 신라 향가 처용가를 모티브로 삼아 대한민국 국민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역신을 춤과 노래로 물리쳤던 처용은, 오늘날 대중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상징한다. 이번 앨범에서는 신작 발표 당시 구성했던 국악과의 콜라보 대신, 클래식과 협연하면서도 12/8박자의 국악적인 리듬을 살려 한층 더 강렬해진 느낌이다. 성악 코러스가 함께하며 곡은 더욱 웅장해진다. 단순한 반복 없이 곡의 전반을 촘촘히 채우고 있는 바이올린, 첼로, 바순, 플루트 등의 다채로운 연주가 백미다. 수록곡 중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담은 가장 실험적인 곡이다.
7. 함께할 날에
2009년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OST에 수록됐던 곡으로, 새로운 편곡으로 다시 만든 담백한 감성의 발라드.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와 절제된 보컬의 조화가 아름다운 곡이다. 옛 버전과 달리, 바이올린과 첼로의 스트링 연주가 더해져 좀 더 풍성하고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2008년 밴드를 시작한 이후 처음 녹음했던 곡으로, 첫걸음의 시작을 기억하며 2020년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