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림 [나의 우울]
그녀는 꽃과 나무를 사랑하고 말 못하는 짐승들을 사랑하고 누군가의 진심 어린 사과를 사랑하고 이유를 덧붙일 필요없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그녀는 왜 그런 것들과 사랑에 빠졌을까. 어떡하다 그런 것들이 소중한 것임을 알았을까. 어느 날 그녀가 숨죽여 울어야 했던 괴괴한 밤에 누군가 다녀간 걸까.
태림의 첫 번째 앨범 [나의 우울]은 자기 자신으로 부터의 망명이다. 태림은 이 앨범에서 자신의 구원은 오로지 그녀 스스로의 우울임을 선언한다. 어쩌면 지독한 외로움에 중독이 된 걸지도 모른다. 그것은 자기혐오를 과감히 끌어안아버리는 용기와 벗어날 수 없는 자기합리화 속의 모순적인 잉태. 그녀는 오늘도 마른 입 안으로 끼니를 욱여넣고 차를 마시고 노래를 부른다. -유윤재
하나의 감정이라도 마음 안으로 들어오면 여러 색과 모양을 내요. 가까이서 봤을 때는 그 색과 모양이 어설프고 못나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멀리서 보니 멋진 그림 되어 제법 그럴싸하네요. 앞으로 나의 그림엔 새로운 색과 모양들이 더 늘어나겠죠. 이건 그 첫번째 기록이에요! -원태림
01.나의우울
자, 이야기를 한번 시작해볼게요. 나의 이야기는 그 누구의 주목도 끌지 못할 걸 알아요.
그래도 나는 한 자 한 자 자국이 남을 정도로 눌러 적었어요.
02.미생물
아마 나는 개미보다 작아서, 남들이 눈치 못 채는 작은 실수들이 커다랗게 느껴지나 봐요.
다음에 태어나면 아무것도 못 느끼는 돌멩이로 태어나 생각 없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닳아 없어지면 좋겠어요
03.사막
‘사막’이라는 오스텅 블루의 시가 있어요. 아무도 없는 사막을 홀로 걷는 사람이 앞을 보고 걷지 않고 뒷걸음질을 치며 거꾸로 걸어요. 자기 앞에 찍힌 자기 발자국을 보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요.
우리는 누군가가 필요하지만,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란 걸 알지만, 결국 나를 제일 잘 알고 뼛속까지 이해하는 건 나밖에 없어요. 혼자일 때 나를 제일 잘 위로할 수 있는 건 나예요. 그런 생각을 하면 좀 쓸쓸해져요. 하지만 괜찮아요. 우린 어차피 다 혼자니까.
하나의 감정이라도 마음 안으로 들어오면 여러 색과 모양을 내요. 가까이서 봤을때는 그 색과 모양이 어설프고 못나보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멀리서보니 멋진 그림되어 제법 그럴싸하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