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에의 소탈한 일상이 담긴 디지털 싱글 [가만있어봐라]
[장기하가 말하는 ‘가만있어봐라’]
“감쪽같이 숨는 기술만큼은 모기를 따라갈 수 없”고, “무례하고 진짜 건방지기론 파리들을 따라갈 수 없”다. 강산에의 신곡 [툭툭탁]의 가사다. 산에 형님은 제주도에 사셔서 자주 뵙기 어렵다. 집에선 뭘 하며 지내실까 궁금할 때가 있었다. 방 안에 널브러져서는 ‘가만있어 봐라…… 이거 이거, 모기라는 놈들은 하여간 감쪽같이 숨는 데는 일등이로구만? 아이고…… 저 성가신 파리 새끼들 보소, 건방짐 대회를 나가면 아주 우승을 하겠구만?’이라며 중얼거리고 계실 형님의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이 난다. ‘허허, 다들 대단한 점이 하나씩은 있구만. 그러고 보니 거미도? 나방도? 어쩌면 거의 십 년째 앨범을 안 내고 있는…… 나도……? 옳거니!’ 하고는 룰루랄라 가사를 써 내려가시지 않았을까.
성공에, 혹은 과시에, 혹은 생존에 목을 매는 노래들이 매일매일 쏟아져 나온다.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서 나도 모르게 그만 귀를 막을 때도 있다. 그런 요즘이라 그런지, 강산에의 새 노래 두 개는 유난히 귀에 쏙쏙 들어온다. 거기에는 김밥과 만두를 사 들고 한가로이 집을 향해 걷다가도 땡볕에 말라가는 지렁이를 발견하고는 그의 처절한 마음을 한번 생각해보는 삶이 들어있다.
작년 초에 그와 함께 사막을 여행했다. 하루는 각자 멀찍이 따로 떨어져 놀고 있었는데, 한참 있으니 가물가물 형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허벌판을 향해 쩌렁쩌렁 노래를 부르고 계셨다. 놀다가 부르다가 놀다가 부르다가. 나도 그렇게 노래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툭툭탁] 뮤직비디오 속의 형님은 평소의 장난스러운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기쁘다. 형님이랑 놀면 기분이 좋아진다. 비디오를 보시는 분들도 나와 비슷한 기분이었으면 좋겠다. 나도 다시 한번 보며 생각한다. 그래, 나도 앞으로 저렇게 귀여운 아저씨가 돼야지!
[강산에가 말하는 ‘가만있어봐라’]
1. 툭툭탁
모기도, 파리도 거미도 귀뚜라미도 그것들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들도 일어나는 감정들도, 너도, 나도 모두 다 펼쳐진 이거 안에서 출몰한다. 그래서 툭툭탁 툭탁! 이거 이거! 삶이 나를 사는지 내가 삶을 사는지.... 가만있어봐라! 이거 이거!
2. 성의김밥
어느새 제주 생활 5년째. 사는 곳이 중산간 시골이라 나름 시골 제주를 만끽하며 살고 있다. 어느 날 시내 마트에서 장을 본 후 집에 돌아가는 길이 멀기도 해 배고픔에 김밥과 만두를 사가지고 먹으면서 돌아가는 길 여전히 저 멀리 한가롭게 풀 뜯는 말들… 석양에 물든 아름다운 풍광 속에 차를 달린다.
김밥에 특별한 재료를 넣은 것도 아닌데 어쩜 그렇게 맛있게도 내 배고픔을 달래주고 기분을 충족시켜주는 건지!
항상 웃는 얼굴에 친절한 김밥집 아주머니의 성의를 떠올려본다. 감사합니다. 성의김밥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