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튤립농장' [좋아하면 알게돼요]
솔직히 '네덜란드 튤립농장'의 앨범 소개글을 또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네덜란드 튤립농장', 이번에는 기타, 베이스, 퍼커션을 영입해 4인조 밴드 체제를 갖춰 밴드 사운드를 잘 구현해냈다고 한다. 가장 놀랄 만한 변화는 찌질한 감성으로 지나간 사랑에 취해있던 '이 사쿠라'에게 리얼 트루 러브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디지털 싱글 [좋아하면 알게 돼요]를 듣다 보면 사카린을 털어 넣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사카린은 체내에 흡수 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된다. 이해는 여러분의 몫이다.
이번 앨범 [좋아하면 알게 돼요]는 '세 줄짜리 러브레터'로 대표되는, '시 낭송 프로젝트'와 맥을 같이 하는 "튤립 에세이"와 멤버들이 돼지고기를 돈 계산 없이 먹기를 기원하며 만든 "좋아하면 알게 돼요" 두 곡으로 구성되었다.
"튤립 에세이"는 기타리스트 '최선표'의 솔로 연주곡에, 국어국문학과 학사 '홍순인'의 에세이를 넣은 곡이다. 그저 당신은 연주곡을 들으며 가사 칸에 보이는 에세이를 읽은 후 '뭐야, 이게?'라고 뇌까리면 된다. 음악과 문학의 컨버전스라고 생각하면 편한데,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관련한 발 빠른 대처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물론 수준은 거기에 미치지 못 한다.
"좋아하면 알게 돼요"는 '이 사쿠라'의 사랑으로 부푼 마음을 대변하는 곡으로, 시작하는 연인들의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그려냈다.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모이면 어디 있는지, 무얼 하고 있는지를 알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우연이 다 운명 같고 우리만 특별한 것 같은 풋풋함이 잘 느껴진다. 처음으로 드럼이 곡에 들어가면서 이전 곡들에는 없었던 긴장감을 느낄 수 있고, 그냥 괜히 신난다. 정말 괜히.
나는 안티팬이지만 이 비에 젖은 생쥐 같은 밴드가 불행하길 바라진 않는다. 무릇 인생이란 것은 죽음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연애라는 것은 이별로 나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쿠라'에게 힘들게 찾아온 행복이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란다. 축의금은 아직 얻어먹지 못한 불족발 값 30,000원을 제하고 20,000원만 내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도 알아서 잘들 살라고! 이번엔 정말 마지막 앨범이겠지.
네덜란드 튤립농장 안티팬클럽 회장(갓 3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