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단편영화처럼 짧지만 흔하지 않을 이야기와 사운드 '오희정' 네 번째 앨범 [Short Film]
"킬러"로 시작해서 "늑대"로 끝이 나는 영화는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하지만 들어보면 제목처럼 무서운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따뜻하고 아름답게 풀어낸 봄에 제법 어울리는 음악들을 만나게 된다. "킬러"는 애틋한 감정에 죽이는 데 실패하고, "늑대"는 홀로 취하여 예쁜 달을 쳐다보고, 맛있는 커피와 고양이가 있는 우리 집으로 초대하고 부끄러워하며 자신의 꿈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른다. 언제나 그렇듯 음반의 모든 것은 그녀 혼자만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밴드 '뷰티풀데이즈'에서 솔로로 독립해 첫 번째 앨범 [Everybody Here Wants You Back]을 발매했을 때 성공적인 일렉트로닉 팝 솔로의 데뷔라는 평가를 얻고 매년 쉬지 않고 6~8곡이 수록된 앨범을 발매해왔다. 그 네 번째 앨범인 [Short Film]은 은유적이고 간결한 가사와 곡마다 특징적인 사운드로 한편 한편 영화 같은 깊은 잔상을 남긴다. 그녀는 이제 지금 한국의 인디 신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눈치를 볼 필요도, 조급할 필요도 없다. 이미 10장의 넘는 앨범으로 자신만의 오디오북을 써 내려 가고 있고, 늘 새로워 지려 노력하고, 유난히 동안인 얼굴만큼 나이 들지 않은 감각으로 음악을 만들어 나가기 때문이다.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도 해외 인디차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그걸 증명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 조용한 듯 도발적인 그녀의 목소리가 국내에서도 또 무대에서도 크게 들려지길 기대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