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적인 편곡이 돋보이는 록 밴드 '위버멘쉬'의 새로운 도전
디지털 싱글 [지난 여행]
'위버멘쉬'. 이름만 들어서는 유럽 변방의 아트 록 밴드이거나 프로그레시브 록을 하는 팀일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무겁고 낯선 이름을 사용하는 이 밴드의 음악은 기대만큼은 아닐지라도 꽤나 철학적이고, 난해한 분위기를 풍겨 왔던 게 사실이다. 15년 발매했던 싱글 타이틀은 [귀곡]이었으며, 14년에 발매했었던 첫 EP는 무려 [불확실성]이었다. 이만하면 그들의 밴드명과 큰 궤를 같이하는 '무거운' 행보라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지난 여행]은 제목부터 캐주얼하기 이를 데 없다. 곡 자체도 전작들에 비해 훨씬 편해졌다. 다양한 미디 사운드가 적절히 배치된 이번 곡은 록 밴드의 곡이라기에 매우 말랑하다. 흔히 말하듯 팝 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지난 여행]은 헤어진 연인과의 마지막 여행을 추억하며, 지난 연애를 여행에 빗대어 노래한 곡이라고 한다. '위버멘쉬' 음악의 정체성이자 특징이랄 수 있는 추상적이고 비유적인 가사들은 매우 간결한 일상의 언어로 대체되어 있다. 일반 대중가요의 언어와 큰 차이 없는 아픈 이별의 고백과 특유의 드라마틱한 곡 진행은 누구라도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밴드 '문'의 프론트맨인 '문동혁'이 편곡에 참여함으로써 보다 세련되고 안정적인 곡 구성을 성취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 여행]은 말하자면 '위버멘쉬' 스타일의 록 발라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018년 1월. [지난 여행]을 필두로 이들은 격월로 싱글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어려운 음악이 아닌,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행보에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