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스물여덟에 써 둔 곡이다.
그 해 봄, 지하 깊숙한 작업실에서 느꼈던 봄기운을 생생히 기억한다.
눈물겹도록 반가운 그 온기 말이다.
12년 후, 마흔이 되었다.
그때 녹음해 둔 '봄을 캐다'의 데모를 들었다.
꽤나 풋풋했고 심지어 조금 귀엽기까지 하구나 하며 피식 웃었다.
12년 전과는 다른 공간이지만 난 여전히 지하 깊숙한 작업실에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눈물겹도록 반가운 봄의 온기는 겨우내 굳어있던 모든 감각을 깨우고 토닥여 준다.
다시 피아노와 노래를 녹음했다.
그때의 풋풋함을 찾을 순 없었지만
봄나물 캐 듯 노래를 만들고 싶었던 스물여덟의 봄날,
엉뚱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써 둔 이 노래가
마흔의 봄날. 나를 토닥여 주며 나지막이 묻는 듯 하다.
'바람이 좋아 너는 살만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