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전부 속 커다란 일부, TRUMAN SHOW”
올해 3월, 데뷔 후 첫 EP [LA LA LAND]를 발매하며 동명의 타이틀곡과 함께 많은 사랑은 받은 싱어송라이터 “PL(피엘)”이 새로운 앨범을 들고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선공개 싱글 [UMBRELLA]로 이미 많은 주목을 받은 그의 이번 EP [TRUMAN SHOW]는 앨범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진짜 내 자신”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진솔한 감정을 노래한 5개의 자작곡들이 수록돼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자전적인 서정성의 Indie 음악과 트렌디한 스타일의 Contemporary R&B를 한데 섞어 본인의 시그니처 장르인 “Indie R&B”를 강조하였고, 특히 신스·레트로 팝 중점의 사운드를 차용해 좀더 다채롭고 개성 있는 음악들을 시도했다.
각 트랙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장르들을 하나의 흐름처럼 관통하는 감성과 사운드, 그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완성해내는 PL의 매력적인 보이스는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신선한 조화를 이룬다.
20대의 어린 나이, 안정적인 직장으로 누렸던 편안한 삶 속 음악에 대한 꿈을 품으며 다시 찾게 된 진짜 내 자신, 그리고 그 발견의 과정 속 힘겹고 고단했지만 빛났던 순간들에 대하여 감성적이면서도 무덤덤하게 노래하는 PL의 보컬은 한층 더 두터워진 그의 아티스트리(Artistry)를 증명한다.
[From PL]
뺏긴 적 없는 것을 되찾으려 애쓰고, 비어있지 않았던 마음의 허기를 채우느라 저는 꽤 오랜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음악을 알게 되고, 저는 찾으려 하지 않았던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배우게 되었어요. 큰 껍질을 깨고 나와 작은 조각을 찾아가던 과정 속, 소중한 일련의 장면들을 이곳에 담았습니다.
크지만 공허했던 나의 삶 속 작지만 빛났던 것들에 대하여ㅡ
나의 작은 전부 속 커다란 일부, TRUMAN SHOW.
1. ICELAND
음악인이 되겠다는 결심으로 막 서울에 올라왔을 당시, 생활비와 음악 장비를 마련하기 위해 정말 여러 가지의 생업을 병행하며 살았어요. 그렇게 번 돈으로 처음 저만의 작업 공간을 꾸리고 음악을 배우면서, 그간 느껴보지 못했던 설렘과 행복들을 알게 되었어요. 밤늦게 일을 마치고 돌아와 새벽 2시부터 노래를 시작해도 피곤한 줄 모르던 그때의 제 모습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이 노래를 썼습니다. 잠이 없던 2016년의 겨울이, 밤이 없는 백야의 아이슬란드처럼 항상 찬란한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2. PERSONA
사람이 가장 솔직해지는 순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고 행할 때라고 생각해요. 저에겐 음악이 그런 존재이고, 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진짜 제가 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음악이에요. ‘내가 그동안 어떤 가면을 쓰고 살아왔는지, 필요한 삶을 살았는지 원하는 삶을 살았는지, 소중한 존재들 앞에서 난 얼마나 진실한 사람이었는지’, 노래 속에 ‘나’를 표현하기 위해 스스로를 마주하게 되면서 저는 진짜 제 모습에 찾았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만나고 의지하며, 사랑하며 시간이 지나 비로소 우리는 서로의 가면을 벗겨주고, 그 과정에서 작고 소중한 것들을 얻는다고 생각해요.
이 노랠 듣게 될 세상의 수많은 페르소나들에게도 작은 용기를 주고 싶어요.
우리 모두 껍질 속 각자의 진짜 모습을 진심으로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3. ON-AIR (Feat.PLUMA)
음악 생활을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갈 즈음부터 앨범 발매나 공연에 대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때쯤 저의 소중한 동료들과 팬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긴 시간 동안 그들과 소통하고 음악을 나누는 동안 저는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했고, 언젠가 꼭 음악으로 그 사랑에 대해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이제서야 지키려고 해요. 나를 바라봐주는 이에 대한 고마움을 알게 된 지금, 크고 작은 소통을 통해 오고 가는 모든 것들이 저에겐 하나의 노래고, 하나의 선물이 될 수 있어요.
4. IKEA
이 곡은 음악을 하면서 제 자신을 찾게 된 후 변화한 삶의 관점을 이야기한 노래에요.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음악을 시작하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내려놓고 나서야 보이는 일상의 낭만들이 있더라고요. 기분전환을 위해 찾는 화려한 곳들보다 의미 있는 사람과 함께 찾는 작은 명소들이 이젠 저에게 더 깊은 영감을 선물해주고, 과시를 위해 걸치는 값비싼 물건들보다 저를 표현할 수 있는 개성 있고 소박한 액세서리들이 이제는 더 ‘빛나는 것’이라 느껴져요. 작은 것들에서 진짜를 발견하는 능력이야말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선물과 같다는 걸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5. UMBRELLA
너무 지치고 힘들었던 어느 여름날, 먹구름이 몰려오던 하늘을 본 적이 있어요. 고단한 시간 속 우울한 것들만 떠올리던 와중에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몰려오는 먹구름이 아니라 내가 손에 쥔 우산이다.' 먹구름 같은 시간을 겪고 나서야 제 곁에 우산 같은 존재들을 볼 수 있었어요. 내리는 비에 우울하기보다 손에 쥔 우산에 고마워하며, 저도 이젠 누군가의 우산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음악을 통해 위로 받던 제 모습을 기억하며, 이젠 제가 사람들에게 근사한 위로를 전해주고 싶어요.
그게 제가 바라는 진짜 저의 모습이에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