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월간 윤종신] 11월호 ‘니가 뭐라고’
2020 [월간 윤종신] 11월호 ‘니가 뭐라고’는 설렘에 대한 노래다. 누군가에 대한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떤 시기에 대한 이야기이자 내 마음이 어째서 ‘이렇게 흔들’리고 어째서 ‘이렇게 미치’는 건지 스스로 되묻게 되는 어떤 상태에 대한 이야기. 윤종신은 코로나로 인해 더욱 삼엄해진 이번 가을과 겨울을 마주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됐고, 누가 누구에게 반하기는커녕 말도 걸기 어려운 이런 시절일수록 설렘이란 감정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누구도 쉽게 설렘을 느낄 수 없고 누구도 편하게 설렘을 이야기할 수 없기에 더더욱 설렘에 대한 노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돌이켜보니 11월에는 항상 어둡고 무거운 노래를 만들었더라고요. 아마도 제가 떠올리는 11월의 이미지가 스산하고 을씨년스러워서 그랬던 것 같아요. 11월에는 심지어 공휴일도 없으니까요.(웃음) 그래서 이번에는 일부러라도 좀 설레는 노래를 만들어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회사를 통해서 곡이 하나 들어왔어요. 어떤 작곡가 팀이 이 곡은 윤종신 선배가 불렀으면 좋겠다면서 이메일로 곡을 보내왔다고 하더라고요. 듣자마자 귀에 확 꽂혔어요. 멜로디가 제가 쓰고자 했던 설렘에 대한 이야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었거든요. 2019년 1월에 발표했던 ‘이별손님’이 그러했듯이 이번 곡도 이메일을 통해 연결된 작곡가들(이상규, 박준식)과의 작업입니다.”
윤종신은 보통의 사랑이 비극적인 이유는 설렘이란 감정이 관계의 초반에 몰려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즐겨 보는 영화나 드라마 속 클라이맥스는 대부분 후반에 있지만 실제 우리의 사랑 이야기 속 클라이맥스는 전반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 어쩌면 초반의 10분이 가장 긴장감 넘치고 나머지 1시간 50분은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는 영화 같다는 생각. 그래서일까 그는 '설렘'이 소중하고 애틋한 건 지속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감정은 상대방이 내 상상의 영역에 존재했을 때만 가능한 어떤 선물 같은 것이기도 하니까. 그 사람이 마냥 궁금했던 그 시절은 그 사람을 실제로 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놓아줄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보통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더 내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자꾸 듣고 싶어 하는 사람. 저는 어렸을 때는 자연스럽게 전자에 눈이 갔어요. 사랑 받고 싶어서 자꾸 어필하는 사람들이요. 자신의 감정을 먼저 확실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였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더 눈에 들어와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고려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이요. 그게 더 좋은 어필법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저는 이 노래 속 화자가 정말 예뻐 보여요. 단지 어리숙하거나 서툴러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궁금해하잖아요. 듣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은 정말이지 그 자체로 소중하죠.”
[11월호 이야기]
“2020 우리가 잃어버린 또 한가지 ‘설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