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의 몸짓, 자유로움 그리고 온전함 – 까데호 [FREEBODY]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3인조 밴드 까데호가 두 번째 정규 앨범 [FREEBODY]를 발표한다. 무려 2CD에 19곡이 수록되어 있다. 정규 앨범도 8~9곡을 오가는 시대에 이토록 많은 곡을, 그것도 오리지널 곡만으로 담아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작품성, 예술성과 같은 쪽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그도 맞을 수 있겠지만) 까데호를 오랜 시간 꾸준히 봐온 이들이라면 이 앨범에 수록된 곡 수 자체가 하나의 몸짓과도 같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업량이 늘어났으며, 그것을 추려서 내기보다는 아낌없이 발표하는 쪽을 택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나 작은 무대를 통해 이미 몇 곡은 공개한 바 있었고, 아마 그렇게 곡을 미리 맛보았던 이들에게도 완성된 버전은 반가움 그 이상의 의미일 것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꾸준히 작업해온 이들의 곡이 그렇다고 해서 단순하거나 반복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1집을 통해 까데호의 매력을 느꼈던 이들이라면 2집을 좀 더 충실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1집의 확장에 가까운, 1집의 상태에서 좀 더 활짝 온몸을 펴고 더 많은 얘기를 전달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번 앨범은 보다 훵크, 알앤비를 기반으로 삼는 듯하지만 재즈, 팝, 록, 힙합 등 더 많은 다양함이 섞여 있다. 아마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리듬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고, 익숙함이 올 때 즈음에는 낯선 무언가가 신선하게 들어올 것이다. 심지어 한여름의 분위기에 가깝지만,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다. 어쩌면 쌀쌀한 날씨에 더 어울리는 곡들도 건져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윤석철의 참여로 확장되는 세계까지, [FREEBODY]는 [FREESUMMER]를 이어가면서도 좀 더 일관되게 진득하고, 그러면서도 유연함을 잃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실제로 답답함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가운데 까데호는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상태를 담아낸다. 연주가 눈에 보이는 듯한 앨범인데, 실제로 보는 그들의 연주는 앨범과는 또 다르다. 까데호의 음악은 그래서 흥미롭다. 세 사람이 만드는데 그보다 훨씬 큰 규모처럼 느껴지다가도, 즉흥의 합을 만들어 낼 때는 세 사람의 환상적인 티키타카만 들어온다. 이들의 매력은 어디까지인가 싶지만, 알고 보니 이제 시작이었던 것 같다. 앨범 [FREEBODY]를 들으며 더 많은 사람이 여유를, 평화를, 그리고 행복을 잠시나마 찾았으면 한다.
블럭(칼럼니스트)
“사람들은 당연히 서로 아주 다양한 영향을 서로 주면서 살지만 그 영향들로 인해서 불필요한 상처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살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생각만이라도 혹은 저희 음악을 들을 때만이라도 그 관계에서 좀 자유로웠으면 했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처럼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