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파도로 말한다
그가 기분이 좋을 때와 화를 낼 때,
우울할 때를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학습하게 된다
그의 마음이나 말과 비슷한 모양으로
우리는 생에 계속 유유히 이동하다 멈추는 것을 반복한다
그 상태가 지속되면 이미 오도 가도 못하는 그 한가운데 놓이거나
아뿔싸, 바닥 깊이 잠기기 십상인지라
외로움은 기본값이 되어 폐에 가득 차기 마련이다
우리는 저 밑바닥에서 수면 위로 가기 위해
가장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흘러가 마주하기 위해
열심히 수영하고 있다
물에서 태어나 땅으로
뭍에서 꼭 그대를 만나 함께 다시 뛰어들려고
우리는 죽으려고 마음먹지 않아도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죽으려고 사랑을 마음먹는다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부드럽게 우리를 지지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에 닿기 위해 얼마나 많은 포말을 만들어내야 했는지
휩쓸리는 마음에 몸을 맡기는 것
원하든 원치 않든
사실 여기엔 장렬함이, 용맹함이 따로 필요 없고
그저 숨 꼭 참고 사랑해내고 있다 보면
어느덧 당신이 원하는 곳에 당도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웨이브투어스는
여름 바다 위에서 미친 듯이 헤엄치다가도
뻔뻔한 얼굴로 그저 춤을 추는 중이라고
시간이 넉넉지 않지만 괜찮다고
모든 계절과 이유를 너에게 주겠다며
짠기 머금은 몸으로 우리를 잠시나마 해변으로 밀어낸다
이들의 파도를 모두어 듣다 보면
어느새 사랑이다
글. 진동욱
[이 음반은 CJ문화재단의 뮤지션 창작지원 사업인 '튠업'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