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99의 여행프로젝트 일곱 번째,
시간이 멈춰버린 공간, 신비로운 청평.
안녕하세요. 레인보우99입니다.
7월의 여행지는 호수와 유원지로 유명한 청평입니다. 출발할 때까지도 목적지를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일단 춘천 쪽으로 가볼까’하는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출발했는데요. 이상하게도 청평에서 멈춰버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시간이 멈춰버린 공간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호명터널
첫 번째 장소는 호명터널입니다. 청평에서의 여행내내 장마와 함께 했는데요. 그래서 비를 피하면서 연주할 수 있을만한 곳을 찾다가 터널이나 다리 밑을 생각했고,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찾아낸 첫 번째 공간이 바로 호명터널입니다. 호명터널은 옛 경춘선이 지나가던 100m도 되지 않는 폐터널인데요. 지금은 터널 위로 새 경춘선이 지나가고 있어요. 새 경춘선을 지탱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터널로 들어가 걸어가다 보면 진짜 호명터널을 만날 수 있는데, 두 터널이 만나는 장소가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두 터널이 만나는 곳에 2m 정도의 틈이 있어서 그 장소에만 빛이 비추고 식물이 자라고 비가 떨어졌어요. 그 곳에서 바로 작업과 연주를 시작했고, 너무도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을 남겼습니다.
제사공장
제사(製絲)공장은 실을 만드는 공장인데요. 청평에는 경기제사공업의 본사가 있었어요. 이 공장은 폐공장인 상태로 20년 정도 방치되어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종교단체가 사들여서 그에 반대하는 청평 주민들과 대치중인 상황이에요. 하지만 주변 상황과는 상관없이 공장안은 시간이 멈춘 듯 차분했고 작업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낡고 비어있는 공장에 압도되기도 했지만, 빗소리 덕인지 금방 익숙해지고, 작업과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연주는 공장이 운영할 당시 쓰였던 파이프 같은 물건을 이용해 이루어졌는데요. 거칠지만 그 물건이 주는 질감이 느껴져서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올해의 여행도 겨울과 봄을 지나 여름까지 일 년의 반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어딜가든 인상적인 공간과 맛있는 음식, 그 동네만의 분위기가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여행은 옳다는 것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