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의 원형인 만대엽(慢大葉), 중대엽(中大葉), 삭대엽(數大葉) 중 삭대엽을 순 우리말로 부른 이름이 [자진한잎]이다. 즉, 잦은(數) 한(大) 잎(葉)으로, 빠른 곡이라는 뜻이다.
[자진한잎]은 성악곡인 가곡의 선율에서 노래를 제외하여 연주한 기악곡으로 조선후기 궁중음악에서 쓰이기 시작하였다. 민간악사들에 의해 삼현육각 편성으로도 연주되었는데, 당시에는 [사관풍류]라고도 불렸다.
[자진한잎]은 가곡전부를 노래하지 않고 우조두거, 변조두거, 계면두거, 평롱, 계락, 편수대엽 1,2 등 7곡을 연주한다. 이 곡들을 경풍년(慶豊年)이라는 대표적인 아명으로 부르고, 다시 구분하여 우조두거와 변조두거를 경풍년, 계면두거를 염양춘(艶陽春), 그리고 나머지 평롱, 계락, 편수대엽을 수룡음(水龍吟)이라고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
가곡을 반주할 때는 거문고, 가야금, 피리(세피리), 대금, 해금, 장구가 기본편성이 되어 음향이 약한 세피리나 낮은 음향의 대금이 현악기나 노래와 조화를 이루나, [자진한잎]은 향피리, 대금, 소금, 해금, 아쟁, 장구로 편성되어 연주한다.
오늘날보다 악곡의 악기편성이 훨씬 다양했던 1930년대의 기록을 살펴보면 “경성방송국 방송목록”에서 1935년 12월 7일 최수성의 양금과 고재덕의 해금병주로 길염불, 타령, 강원도 아리랑, 방아타령, 노랫가락, 창부타령을 연주한 기록이 있고, 이왕직아악부 이습회에서도 1933년 박노아의 양금과 김천흥의 해금으로 연주한 천년만세, 1939년 이주환의 양금과 김천흥의 해금으로 우조초수와 삼수를 연주한 기록이 남아있지만 해금과 양금의 병주는 좀처럼 많이 연주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고자 하는 김준희가 해금과의 병주로 양금을 선택하여 [자진한잎]을 재조명 하였다. 이 음반에서는 기존 정악양금보집(박성연, 전명선 편저)의 양금 악보를 기본으로 하되 해금의 독자적인 선율과의 조화로운 호흡을 표현하고자 부분적으로 양금의 주요음(대점)을 재구성하여 연주하였다. 양금은 국립국악원 정악단에서 해금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양금연주자로 활동하는 전은혜가 연주하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