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oustic Box, 음악세상에 3번째 덫을 놓다.
지난해 [Non-Acoustic]과 [Eleven] 두 장의 앨범을 발매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린 Acoustic Box가 2013년 봄, 새 앨범 [어느.덫]을 들고 돌아왔다. 지난 두 앨범에 비해 한층 더 다양해진 개성을 담아 내고 있는 '어느.덫'은 그동안 여러모로 성숙한 Acoustic Box를 느끼게 하는 앨범이다. 그럼 Acoustic Box가 놓은 3번째 덫에서는 어떤 음악의 향기가 흘러 우리를 유혹하는지 한번 보도록 하자. 첫 곡인 클래시컬한 분위기의 아름다운 발라드곡 "필요해 (원승현)"의 선율에 빠져들어 눈을 감고 있으면 문득, 이 덫에서 빠져 나가기란 쉽지 않음을 짐작하게 된다.
"필요해"의 스트링 사운드가 멀어지고 감았던 눈을 뜨면, 파워풀한 코러스가 처음부터 압도하는 락넘버 "앞으로 앞으로 (김춘길)"가 방금 전과는 다르게 머리를 흔들게 만든다. 그리고 달콤한 연애의 일상이 자연스레 묻어나는 "삼청동 로맨스 (문정민)"가 이어지며 귀를 간지럽힌다. 앨범의 중반부를 시작하는 모던락 "기억은 사진처럼 바래지 않아 (최준용)"는 감성적인 스트링 사운드에 더한 감미로운 보컬톤이 누구나 다시금 눈을 감게 만들며 이어지는 힙합곡 "지옥 (구현각)"은 거친 나레이션과 비트로 그와는 상반되는 매력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슬픈 이야기를 담은 "망각 (최정환)"이 재즈올갠 사운드에 실려 천천히 흘러간다. 앨범의 후반부는 통통 튀는 피아노 연주가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그네 (신현정)"로 시작해서 마치 산울림을 연상케하는 싸이키델릭한 사운드의 "내게도 사랑이 왔네 (이진범)"로 이어진다. 그리고 나면 조금은 우울하면서도 몽환적인 사운드가 매력인 "모모 (류예정)"가 어느덧 [어느.덫] 앨범의 마지막을 향해 내닫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Acoustic Box의 이번 앨범은 기존의 어쿠스틱 사운드에 더해 일렉트릭 사운드와 오케스트라 스트링, 피아노 등을 활용한 클래시컬한 사운드로 가득 채웠으며 음악 장르에 있어서도 발라드, 모던락, 힙합, 일렉트로닉, 블루스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그간 네이버 카페 '싱송'을 기반으로 꾸준하게 음악작업을 이어 온 Acoustic Box는 이번 앨범을 계기로 'Noise Radio Project'라는 더 실험적인 도전을 계획중이며 그 결과물을 꾸준히 싱글로 발표할 예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