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SKY80 [중경삼림(中京森林)]
“만약 음악에도 유통 기한이 있다면
나의 음악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
21세기. 어릴 적의 나는 나이를 좀 더 먹어 어른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서 지금의 많은 고민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달라진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나는 여전히 21세기의 서울을 방황하고 있다.
늘 제자리만 맴도는 것 같은 나와는 다르게 세상은 날이 갈수록 더 빨라지는 것만 같고 잊혀지는 것들은 더 많아진다. 그래서 나는 그냥 지금의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과감하게 해버리고 싶은 일종의 반항심 같은 것이 생겨났다. 나, 그리고 내가 만들어낸 것들도 어차피 금방 사라지고 잊혀질 것만 같아서.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것들을 몇 가지 꺼내어 보았다. 그동안 DUSKY80이라는 밴드에서는 들려주지 못했던 21세기 초 즐겨듣던 음악들과 내가 힘들거나 마음이 아프면 찾아보던 고전 영화, 그중에서도 홍콩 영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등장인물들의 다소 낯간지러운 광둥어 대사들은 젊은 날의 나에게 적잖은 위로가 되었었고. 지금, 21세기. 우리의 노래가 오늘날을 방황하는, 그리고 중경삼림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적잖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외로워도 슬퍼도 멋지게 생을 살아가고 싶은 21세기 낭만파들에게 애정을 담아. 이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DUSKY80으로부터.
SEOUL EXPRESS, 中京森林.
This music is dedicate to '重慶森林'.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