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동화책을 읽다가 미술의 자동기술법 혹은 문학의 자동글쓰기 같은 테크닉에 생각이 닿았다. 고민이 되면 작업을 접고, 고뇌해야 할 것 같으면 회피해서 오직 자연스럽게 풀리는 방향으로만 작업을 했다.
사람들은 세상의 이 많은 타인들 속에서 조금 더 나답게 행동할 수 있는 바운더리와 사람들을 찾고 그들을 만나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며 상대방과 나 자신을 돌보아주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사회와 질서를 만들어냈고 무형 또는 유형의 아주 많은 그룹들을 형성해 나갔다.
소수이든 다수이든 무리 지어 사는 것을 본능으로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수가 갖고 있는 입맛과 소수가 갖고 있는 입맛이라는 분류를 하기 애매한 그 지점에서 내가 지금까지 겪어본 사회에서는 (아마도 내 시야로서의 작은 바운더리 내에서는) 나 자신은 소수의 입맛인 쪽에 속한다고 결정지어 버릴 때가 가끔 있다. 여러 가지 감정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싶고 그것 때문에 누군가는 불쾌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떠한 입맛에 선택되기 위한 제스처는 그리 좋지 않다고 보고, 그런 재능은 나에게 없다.
한 명이든, 만 명이든 나의 언어와 표현을 이해해 주는 그 누군가들이 분명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고 그들에게 사랑받거나 미움받고 싶어서 창작활동을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