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June) EP [Ending] 리뷰
“끝은 또 다른 시작”
긍정으로 나아가는 재시작점 [Ending]
싱어송라이터 준(June)은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유망주였다. 어린 나이에 데뷔 전부터 확보했던 묵직한 스펙들, 데뷔 때부터 펼쳐 보인 꽉 찬 음악 내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데뷔 2년 반이 지나는 동안 대중 속에서 그의 성장은 더뎠다. 스스로 긴 슬럼프와 방황의 과정이라 돌아본 지난 시간들... 준은 미니앨범 [Ending]을 통해 지난 시간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가려 한다. 스스로 ‘끝’을 규정하고 재시작점에 선 준은 ‘긍정’의 날개를 달고 깊은 침잠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다섯 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의 전반적인 톤은 ‘긍정’이다. 다섯 곡 모두 밝은 기운으로 가득하다. 준은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라는 말처럼 긴 슬럼프와 방황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버리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곡 전반에 밝고 긍정적인 새로운 마음가짐을 담은 가사들이 펼쳐져 있으며, 사운드 또한 시원한 바람처럼 넘실대며 기분을 좋게 한다. 다운톤의 R&B에 몰입하지 않았고 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할 수 있는 본인의 장점을 한껏 살렸다. 다섯 곡 모두 R&B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힙합, 시티팝, 팝, 훵크, 보사노바 등 기분 좋은 스타일들을 입혀 맛을 살렸다.
타이틀곡은 ‘Anywhere’. 1980년대 훵키-디스코 사운드에 기반을 둔 곡으로 복고의 편안함과 세련된 사운드를 동시에 전한다. 준은 유독 밝게 빛나던 어느 날 한강에 비친 달빛을 보고 떠나고 싶으면 당장 어디든 같이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기분이 들어 써 내려갔다고 곡을 소개한다. 쉬운 멜로디, 다 같이 떠나는 기분을 살린 떼창 부분, 중간 중간 삽입한 자동차 효과음이 드라이브 뮤직의 재미를 살렸다.
앨범의 문을 여는 ‘Opening’은 래퍼 모티(Moti)와 함께 만든 곡이다. 흘러가 버린 것을 놓지 못하고 어떤 것에서도 의미를 찾지 못했을 때 마음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시작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미드템포의 트렌디 R&B 곡으로 모티의 랩도 준의 보컬 멜로디도 부드럽게 넘실거린다. 재즈풍의 어쿠스틱 기타가 만들어 내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날씨의 하루’는 시티팝(citypop) 스타일의 곡으로 장르 특유의 고급스러운 흥겨움이 돋보인다. ‘Anywhere’와 마찬가지로 편안함과 흥겨움이 함께 채워진 드라이브 뮤직이다. 하늘을 바라보던 모습을 써 내려간 곡으로 날씨를 느끼는 자신의 모습과 상태를 곡으로 표현했다. 조금 더 밝은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는 의미를 담았으며 맑은 하늘, 노을 지는 하늘, 선선한 밤 모두 잘 어울리는 곡으로 완성되었다는 평이다.
‘Now’는 따마(THAMA)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팝 스타일의 곡으로 개성 넘치는 유머러스한 전개가 특징이다. 자유롭게 펼쳐지는 브라스와 베이스가 곡의 재미를 더하며,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맥주를 비유의 소재로 활용한 것 또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 생각을 흐르게 두고 조금 더 자유롭게 음악 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 딥해지는 생각 때문에 앞으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써 내려갔다고 하니 준의 새로운 시작과 맥을 같이한다 할 수 있다.
마지막 곡 ‘Beautiful’ 역시 보사노바(Bossa nova) 색이 더해진 흥겨운 곡으로 오랜 동료 가호(Gaho), 모티, 정진우가 곡 작업과 피처링에 참여했다. 팬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을 담아 만든 곡. 준은 이제껏 많은 곡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지만 지금까지의 모든 작업들 중 가장 호흡이 좋았던 곡이며,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 친구들과 함께한 곡으로 앨범을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곡을 소개한다.
음악 내공으로 무장한 젊은 싱어송라이터의 새 출발이 어떤 밝은 변화를 일으킬지 기대된다. (글/대중음악 평론가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