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린지는 세련된 팝을 추구하는 한편, 매우 자조적인 가사를 노래하는 일본의 싱어송라이터다. 본 작 [3]에서도 그 특징은 어김없이 드러나, '누구라도 좋으니 나와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어' 라는 "Goodday Goodbye", '이기는 건 허용되지 않는 이류, 무명의 악인. 반칙패만이 영예로워'의 "惡玉 (악인)", '마치 그대와 난 에일리언 금단의 열매를 베어물고 달의 뒷면을 꿈꾸지' "Aliens (에일리언)" 에서 절정에 달한다.
메인보컬인 야스유키의 보컬은 어딘가 무책임하고 자기 멋대로인 남자를 연상케한다. 그런데 묘하게 보호본능을 일으키고,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좀처럼 헤어나올 수가 없고, 결국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 키린지의 음악이 꼭 그러하다. 그들의 음악은 대중적이지 않고, 그래서 상업적인 성공을 노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모방불가한 이들의 음악은 한 번 들으면 뇌리에 남아 계속 맴돌고, 결국 다시 찾아듣게 된다. 2013년 동생 야스유키의 팀 탈퇴로, 이젠 형인 다다키가 멤버를 새로 구성해 초기와는 다른 노선을 타게 되었지만, 키린지 전성기의 찬란한 기록 [3]는 영원히 누군가의 가슴에 박제되어 있을 것이다. 평생 가슴속에 품고갈 '아름다운 에일리언'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