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탁' [Sunflower]
이슈는 단연 사랑이었다. ‘누가 더 사랑하는가’하는 해묵은 유희도 어린 우리에겐 매번 시험 같았다. 처음이라는 권력으로, 서투르다는 핑계로 욕심은 빠르게 자라났다. 그녀는 자주 조급해 했고 나의 여전함을 오답으로 여기기 시작할 때쯤 질문에서 ‘누가’를 지웠다. 그녀는 사랑을 사랑했다. 순간과 맹목을 사랑했다. 그림자 없는 빛을 사랑했다. 내가 아니라. 그녀가 지나는 길목에 우연히 내가 있었을 뿐이었다. 한여름이 되어서야 알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