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시작부터 지레 겁을 먹고 뒷걸음질 친다거나, 나에게 먼저
다가와 준 사람에게도 쉬이 마음을 열지 못하는 나는 헤어지는 것에
유난히 서투르다. 그러나 매일 밤을 이별의 시간이라 부를 만큼 우리
인생은 수많은 이별을 겪고 겪어내야 한다. 그런 밤을, 조금은 씩씩하고
의연하게 보내고 싶었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지만 요란하지 않게 담담히 서로를 보내고, 마지막
모습을 푸르게 기억한다면 어떨까. 다섯 밤이면 훌훌 털고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노랫말을 적어 보았다.
복잡하게 엉켜 있는 실을 손에 걸고 감아 색다른 모양을 만드는 실뜨기처럼
서로 다른 높낮이의 현악기들이 얽히고설켜 만들어 내는 영화 같은 선율을 좋아한다.
나무의 목소리 같은 피아노 음색과 어우러지면 더더욱 좋다.
머릿속에 그려진 다섯 밤의 모습을 좋아하는 악기들로 가득 채워 보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