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그들의 계절에 돌아온 브라운아이드소울
'Right (Feat. SOLE)'
브라운아이드소울은 굳이 최대한의 장치를 두지 않아도 ‘목소리'란 최소한의 무기로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때론 목소리에 힘을 채워 극적인 감동을 주기도, 때론 정성을 눌러 담아 기교 이상의 절제된 진심을 들려준다. 진솔하고 담백하다.
그런 의미에서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새 싱글 'Right (Feat. SOLE)’은 과장되지 않은 감동을 전달한다. 속삭이듯 다정한 보컬과 단단한 소리로 채운 음악은 여전히 단정하고 세련됐다. 신곡 ‘Right’은 가을바람처럼 다가온 사랑의 감정을 주제로 한 90년대 컨템퍼러리 R&B 곡이다. 사랑을 노래하지만 진부하지 않고 설렘을 노래하되 과장하지 않는다. 듣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두근대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고 짙은 향을 풍길 그들의 새 노래다.
순수한 소울의 정수를 들려주면서 감정을 자극하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원초적인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각자의 영역을 지키면서도 한데 모이는 멤버들의 하모니도 탁월하다. 여기에 조연들의 역할도 곡의 흐름을 매끄럽게 도왔다. 뮤직비디오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 신예은이 내레이션을, 독특한 음색으로 주목받는 여성 보컬리스트 SOLE이 각각 사랑에 빠진 여성 입장을 대변했다. 설레는 순간 연애편지를 풀어내듯 주고받는 대화체가 인상적인 곡이다.
그간 소울뮤직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이번에 80~90년대로 시계를 돌렸다. 담백한 드럼이 중심을 잡고 서정적인 키보드와 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달콤한 신스 리드 위에 얹어진 플룻, 이를 단단하게 지탱하는 베이스 등이 한데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가요계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든 바운스를 강조한 리듬은 편안함에 가깝다. 군더더기 없이 정제된 모습으로. 소란스럽지 않게 마음을 다독이는 남녀 간의 설렘처럼 말이다.
차분하게 스며드는 멜로디와 자연스레 감정을 고조시킨 리듬, 믿고 듣는 멤버들의 보컬이 과하지 않게 여유로운 합을 들려준다. 심플하지만 리듬감 있는 구성은 가을바람처럼 산들거리는 마음을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자극적인 요소 없이 차분하게 감정의 변화를 포착한 노래다.
무더운 계절을 보내고 가슴 한구석엔 서늘한 바람이 스친다. 보통의 감정에서 찾은 계절의 특별한 기억이다. 모두가 벚꽃길을 걷고 봄 노래를 부를 때 누군가는 다른 기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Right’은 모두에게 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기분 좋은 배경음악이 될 것이다.
[대중음악전문기자 박영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