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케노비(Ben Kenobi)' [Women Of Crenshaw]
국내외를 오가며 10년 이상 활동해 온 3인조 펑크 밴드 '벤젠(Benzene)' 의 리더, '벤 케노비(Ben Kenobi)' 의 이어지는 두 번째 솔로 앨범 책과 함께 발매되는 이번 앨범은 각 곡에 대한 작품 해설 및 에피소드를 수록하고 있다. 한글과 영어 버전이 같이 수록되어 있으며 음반은 책과 함께 제공된다. 밴드 '벤젠' 의 팬뿐만 아니라 음악을 듣고 제작하는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될 단 하나의 앨범. (288 페이지 / 한글 및 영어 버전 동시수록 / 하드커버 양장 본)
미국에서 몇 년간 생활하며 겪었던 경험들이 이번 앨범을 완성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정확히 어디에 안락하게 존재하는 것인가? 에 대한 사색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음악으로 써 보았습니다. 이러한 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은 [위민 오브 크렌셔 (Women of Crenshaw)] 앨범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음악 시장에서 청자에게 작곡자의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문화를 접함에 있어 의도치 않게 그저 소비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고, 이것은 음악 창작자와 청자 모두가 원하지 않는 결과입니다. 작곡자는 음악 한 곡 한 곡을 만드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듣는 이는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한 곡 한 곡이 주는 음악적 가치에 더 깊은 의미를 둘 수 있고, 이는 음악에 대한 창작자와 청자의 완전한 의사소통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사 리뷰
2008년 말 미국으로 건너가 그룹 '벤젠' 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던 '벤 케노비' 에게 이번 솔로 앨범의 발매는 밴드의 모든 일정을 미루는 어렵고 힘든 선택이었다. 부드러운 멜로디와 공격적인 리듬 파트는 그대로 살아있지만, '벤젠' 표의 텔레캐스터 전자기타를 내려놓고, 펑크의 전유물인 빠른 드럼 비트도 수그러들었다. 반면 수록 곡들은 어쿠스틱 기타와 다양한 클래식 악기들로 무장하고 있다. 이는 이전 '벤젠' 의 [SPLIT]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어쿠스틱 컨셉과 비슷하다. 하지만 노래들은 포크 장르에서 팝, 컨트리 음악에서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많은 장르의 음악이 어우러져 '벤젠' 때와는 달리 각 곡마다의 특징이 매우 두드러진다. 밴드 활동에서 얻은 개인적인 경험과 사색의 시간들이 노래에 담겨있다. 전체적으로 앨범 [위민 오브 크렌셔] 는 새로운 음악 영역에 대한 참신한 시도이며, 수록된 12곡 한 곡 한 곡은 듣는 이에게 흥미롭고 잊기 힘든 멜로디를 선사한다. (2015년 7월 발매)
책속으로
많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고, 모든 녹음 파트는 혼자 해결 하기로 마음먹었다. 첫째로 맞닥뜨린 문제는 곡의 템포였다. 일단 곡의 템포는 대충 일정하게 설정하고 넘어가려 하였지만, 문제는 내가 기타를 일정한 템포로 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일정한 메트로놈 템포에 맞춰 이 곡을 연주하고자 했다면, 드럼 패턴을 만드는 것은 컴퓨터로 손쉽게 구현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p.35)
가족과 떨어져 본 경험이 없어서, 아버지가 안 계시는 이들의 감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그런 상황이 막상 눈앞에 펼쳐지면 사람들은 어쩔 줄 모르는 것이다. 그것은 비유하자면, 난 춥지도 않고 춥다고도 안 했는데 너 추워 보여, 추울 거 같은데 라고 계속 물어보며 불안해하다 결국은 자기가 옷을 더 입는 그런 것과 같은 것이다. (p.42)
반복의 효과는 인간의 무의식에 영향을 준다. 한 노래에서 코러스의 반복은 이러한 면에서 음악을 대중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한 공식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안 좋은 멜로디의 코러스가 반복될 때조차, 나는 길을 걷다가도 그 안 좋은 멜로디를 무의식적으로 흥얼거리게 된다. 이것은 대중문화가 나에게 가한 엄청난 폭력이 아닐 수 없다. (p. 51)
아마도 그 당시 난 건즈 앤 로지스의 유스 유어 일루젼 같은 음악을 듣고 있었다. 애국가에 대한 불쾌한 생각은 내가 음악창작을 시작한 이후로 줄곧 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때마다 불만을 구체화해 보고 마음에 드는 식으로 그 노래를 바꿔 보려는 등의 노력은 하지 않았다. (p.73)
작곡을 영어로 하기 시작했을 때, 누군가 그것을 정체성의 결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난 그것에 동의할 수 없었다. 정체성이란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지만, 그것은 계속 발견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101)
ile ago, I got to know Paris. I need to tell the story about how I moved to Van Nuys, in San Fernando Valley, California. I moved there with Hyun Jin, the drummer who had been playing music with me in Benzene since before I left Korea. (p.203)
Edwin E. Gordon, a research professor and music educator, in his books, writes that a group of children who have been exposed to various kinds of melodies and measures at early ages are more apt to have a better musical tolerance, an understanding faculty and an ability to express themselves than the others who haven’t. (p.2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