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타엑스 [THE CLAN 2.5 Part.1 LOST]
타이틀곡 "걸어(ALL IN)"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전쟁으로 황폐화된 사회, 상처받은 소년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한다. 가난과 외로움, 장애와 열등감, 폭력 등 벼랑 끝에 내몰린 '겁없는 녀석들'은 밟히면서 더욱 강해진다. 아픔을 통한 성숙, 오히려 그 안에서 순수함을 되찾는다는 역설적인 얘기다. 몬스타엑스의 3번째 미니앨범 '더 클랜 2.5 파트.1 로스트(THE CLAN 2.5 Part.1 LOST)'는 이러한 낯설지 않은 세상의 단면, 결정적 한 장면에서 출발한 음반이다. 세상을 조금 더 새롭게 바꾸고 싶은 열망, 20대 청춘의 내면에 담긴 이야기, 아픔을 통해 완성되는 젊음의 또 다른 기억을 꺼내고자 한다. 몬스타엑스가 그들만의 세계로 초대한다.
국내를 넘어 중국 등 전세계를 돌며 영역을 확장 중인 몬스타엑스가 2.5부작 대형 프로젝트 'THE CLAN'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다. 여전히 패기 넘치는 젊음으로 가득하다. 거칠 것 없이 질주하는 RAW한 사운드는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고 세련미가 넘친다. 또 드라마 테마와 음악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뮤직비디오, 아트워크, 티저 등 섬세한 프로덕션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몬스타엑스의 정체성(IDENTITY)을 확고하게 드러낸 것은 이 앨범의 강점이다.
음악은 대조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액션'과 '로맨스'의 순간으로 나뉜다. 몬스타엑스가 개척한 공격적인 트랙이 중심을 잡고, 사랑과 이별의 여러 감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등 멀티 컬쳐적인 매력이 돋보이게끔 구성했다. 몬스타엑스의 시그니처 사운드로 대표되는 타이틀곡 "걸어(ALL IN)"는 파워풀한 사운드와 Future Bass가 결합된 힙합곡으로, '너를 가지기 위해선 내 모든걸 걸겠다'는 남자의 저돌적인 사랑법을 표현한 노래. 특히 압도적인 펀치라인과 로맨틱한 멜로디, 직설적인 노랫말이 쉴 틈없이 교차되는 등 역동적인 전개가 인상적인 곡이다.
'걸어'가 '지키는 사랑'에 대해 노래했다면, 'EX-GIRL'은 '지키지 못한 사랑'의 아련한 감정을 노래한다. '헤어진 연인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란 질문에 대한 남녀의 상상을 레이백이 가미된 힙합 알앤비로 표현한 곡. 몬스타엑스만의 거칠면서도 로맨틱한 바이브, 피처링에 참여한 마마무 휘인의 담백한 보컬은 이별과 후회란 상황의 감정을 표현하기에도 충분하다. 타이트하게 짜여진 멤버들의 랩과 보컬라인의 하모니 안에서 완성된 팀워크를 들려주는 곡이다.
힙합, EDM, 밴드사운드 등 이질적인 장르 결합을 통한 실험적인 시도도 잊지 않았다. 미니2집 'HERO'의 프로듀서 펀치사운드가 프로듀싱한 '네게만 집착해'는 또 다른 스릴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힙합과 EDM을 결합해 청각적인 재미와 흥분을 최대한 부각시켰고, 미처 분출구를 찾지 못했던 청춘들의 겁없는 외침을 담았다. 또 주헌과 보이프렌드 멤버 정민이 공동작업한 '백설탕'은 빈티지한 감성을 살린 밴드 사운드 안에서 그들만의 달콤한 사랑법을 노래했다.
진솔하고도 강력한 음악은 비로소 뮤직비디오를 통해 느낌표를 찍는다. '사연있는 소년들'의 상실감을 희망으로 대체한 '걸어' 뮤직비디오는 멤버들의 세계관이 더욱 구체화되는 수단이다. 영상 속 시대성이 모호한 가상의 세계를 건설한 몬스타엑스는 새로운 캐릭터를 설정해 각자의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가슴에 아픔을 품고 사는 멤버들의 에피소드가 맞물리며 상처입은 소년들의 배경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무서울 것 없던 아이들이 세상과 맞서며 오히려 저마다의 순수함을 지켜간다는 내용으로 설득력있는 스토리가 확장되는 식이다.
즉, 뮤직비디오 속 배경은 '내면의 아픔'을 발견하고 치유되는 과정을 그린, 즉 방황하는 X들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는 가상의 장소다. '아픔을 통한 공감'이란 주제를 대입시켜 빠른 호흡과 인상적인 장면들,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생생한 영화 필름처럼 날 것의 느낌은 간직한 채 몬스타엑스 고유의 컬러로 빼곡히 채웠다. 전체적으로 모순적인 것들에 대한 낯설지 않은 결합으로 '웰메이드 믹스매치'의 그것을 들려준다. 이러한 과정은 몬스타엑스만의 차별화된 브랜드가 될 것이며, 음악과 영상을 보고 듣는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공감 또한 부여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