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FLT' 02 [Gradient]
평범한 이야기 평범한 음악. 2년 동안의 공백을 깨다.
2년 전 이맘 때쯤 앨범 한 장을 내고 홀연히 논산으로 떠났던 'Superflat'이 그 동안의 생각들과 이야기를 담은 정규 앨범 [Gradient]를 들고 왔다. [Gradient] 라는 제목에서는 붐뱁이나 트랩, 발라드에서부터 애시드 재즈까지 1집 [Fast Forward]에서보다 더 다양한 장르들이 그라데이션처럼 어우러져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운드 면에서는 [Fast Forward]를 준비했던 기간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들여 모니터링을 한 흔적이 보인다. 코러스나 더블링, EQ 하나하나 0.1dB 단위로 세심하게 조정하고 한 곡당 수십 번의 믹스/마스터를 거쳐 음원을 마무리했다는 소문이 있다. 앨범의 아트워크 역시 그의 손에서 탄생했는데,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가을 오후 7시 전후의 동대문 일대를 바라보며 쓸쓸하고도 뭐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기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직접 스케치를 한 뒤 스캔해서 마우스로 한땀 한땀 색상을 입힌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렇듯 준비기간도 길고 애착도 컸던 앨범으로 추정되기에 더욱 기대를 하고 들어봄 직 하다. 언제 또 새로운 음악을 들고 올 지는 알 수 없으나, [Gradient]는 이번 가을과 겨울의 감성을 채워주는 앨범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01 그 동안 (In the Meantime) (Intro)
지난 2년 동안 의무경찰로 복무하며 겪었던 일들을 하나의 뮤직비디오같은 인스트루멘탈로 표현했고, 그 시간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발매한 앨범을 나열하며 시간과 의식의 흐름을 가사로 담아냈다. 전혀 다른 장르들이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02 Taste
한글로는 맛보다는 취향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한 곡으로, 어릴 적부터 좋아해왔던 여러 가지를 한 곡에 눌러담은 것으로 보인다. 자주 입는 옷, 자주 먹는 음식, 자주 가는 동네, 좋아하는 문화생활 등을 이야기한다. 유명해지면 광고를 노려보겠다는 흑심이 담긴 것 같다.
03 Rain Check (prelude of Weather Tat)
타이틀곡인 "날씨 탓"의 전주곡이다. 길을 걷다가 천둥소리가 들려 걸음을 멈췄는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제목은 Addiction을 함께 만든 'Young'과 잡담을 나누던 중 그가 무심코 뱉은 단어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04 날씨 탓 (Weather Tat) (feat. 유혜인) (Title)
전주곡인 "Rain Check"에서 이어지는 타이틀곡으로,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떠오른 헤어진 옛 연인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담겼다. 보고싶다거나 그립다는 감정은 상시적인 것이 아닌, 흐린 날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신선한 보이스의 피쳐링이 곡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05 Question (feat. Deep)
오랫동안 연락하고 지내던 사람과 모종의 이유로 멀어진 상황에서 그 사람과의 추억을 되새기는 곡이다. 깊은 목소리의 피쳐링이 절절한 감정을 부각시킨다.
06 Lost and Found
이별의 슬픔을 제대로 겪고 있는 지인을 위해 쓴 곡으로 전해지는데, 다른 곡들과는 사뭇 다른 악기 구성이 돋보인다. 트로피컬 팝 장르에서 많이 쓰이는 플럭 샘플과 신디사이저, 몽환적인 가사와 보컬이 인상적이다.
07 Look At My Boys (feat. 55CO 1P)
2016년 6월까지 소속되어 복무하던 서울지방경찰청 제5기동단 55중대 1소대의 일부 구성원들과 함께 곡을 만들기로 합의하여 약 1년 간 의견을 조율한 끝에 탄생한 곡이다. 당시 소대 개편과 발령 등으로 16년 6월 말부터는 함께 근무하지는 못했으나 소대원들 간 친밀도가 높아 꾸준한 연락과 소통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피쳐링한 인물 중 한명이 래칫장르에 흥미가 있으니 그런 분위기로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여 편곡 방향이 결정됐다고 한다.
08 그 대신 함부로
함께 근무하던 선임의 이야기를 듣고 한 달 정도 고민하다, 날을 잡고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써내려간 곡이라고 한다. 전역 후에도 자신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더 좋은 사람을 찾아가라는 연인의 말을 들은 선임이 다소 충격을 받았으며 그런 슬픈 말은 듣고싶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이 곡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앨범의 분위기를 한 번 환기하는 발라드 곡이다. 자세히 들으면 애절한 후반부의 현악기가 인상적이다.
09 A December Song
오랫동안 연락하고 지냈으나 모종의 이유로 멀어진 사람이 자주 했던 말을 인용 및 발전시켜 후렴으로 썼고,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공개했던 커버곡과 자작곡들의 제목으로 가사를 작성해 시간이 지나도 꾸준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낸 곡이라고 한다. 약속 없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분위기를 내 보고 싶어 재즈의 느낌을 담아 편곡했다고 한다.
10 Blurry Eyes (Outro)
뚜렷할줄만 알았던 이번 앨범 작업이나 앞으로의 인생이 점점 흐릿하게 보이지만 그럼에도 다른 길로 선회할 수 없는 상황을 그린 곡이다. 리듬감있는 전개와 세련된 EP 편곡, 밝은 분위기 속 쓸쓸한 가사가 돋보인다.
11 Question (flat ver.)
5번트랙에서 멋진 목소리의 피쳐링을 받았으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판단으로 녹음하고 수록한 곡이라고 한다. 이전에 공개했던 곡들 중 가사가 이어지는 곡이 있는데, 이를 찾아보고 비교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12 다시 (I want you back) (orgnl ver.)
2015년 녹음한 [Fast Forward]의 7번트랙이었던 "다시 (I want you back)"의 오리지널 녹음본이다. 2014년 말에 곡을 의뢰한 지인을 위해 가이드 버전으로 녹음했고, 2015년 3분기쯤 앨범발매를 위해 다시 녹음했으나 이전 녹음본이 더 마음에 들었던 터라 더욱 보강된 사운드로 공개하고 싶었다고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