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선유도]
비가 와서 일까, 선유도에는 사람이 없다.
주말 오후 뛰노는 아이들과 손잡고 걷는 연인들이 없는
따스한 햇볕과 사람들의 웃음 소리에 가려져 있던
회색 도시가 내 앞에 펼쳐진다.
낯섦도 잠시, 어느새 나는 자주 걸었던
익숙한 길을 멍하니 걷고 있다.
떠올리지 않으려 애써왔던
그간의기억들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저 멍하니 걷게 된다.
광장과 식물원을 지나 어느새 양화대교
젖은 벤치에 앉아 달리는 차들을 바라보다
서랍 속 어딘가에 구겨져 있을 사진 한장이 떠올랐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