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해바라기]
'해바라기가 햇볕 알레르기가 있다면'
질문은 늘 엉뚱한 곳에서 시작된다.
작년 겨울, 나는 사랑에 빠졌었다. 적어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오랜 기간 먼발치에서 동경하던 그 사람을 손 닿을 거리에서 만났고,
내가 사랑에 빠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난.
찾아온 행복에 오롯이 나를 맡길 수 없었다.
행복은 언제나 불안함을 수반했고, 기대한 만큼 늘 실망했다.
나는 행복해지기 무섭게 불행해졌고,
벌어지지도 않은 최악의 상황들로 나를 몰아갔다.
'해바라기'는 무언가를 동경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이다.
그 것은 어떤 대상이 될 수도, 꿈이 될 수도, 목표, 삶의 희망.
바라볼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
'행복'안에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모순된 감정을 노래하고 싶었다.
햇볕 없이 살 수 없는 해바라기가 햇볕 알레르기가 있다면,
삶의 희망과 꿈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동경하기 무섭게
그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면.
혹은 닿을 수 없는 그 희망 때문에 오히려 불행해져 버린다면.
이 노래는 그런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구태여 희망적으로 보이려 노력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상처받기 싫어 발버둥치고,
무너지느니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엇인가를 애타게 갈망하는 이가 있다면,
목이 부러질 듯 그 것을 동경하는 이가 있다면.
여기에도 그런 '해바라기'가 있노라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PS.
해바라기를 발표하기까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특히, 뮤직비디오로 제작된 단편영화 ‘누나’의 사용을 허락해 주신 최열음 감독님을 비롯하여 이지현배우님, 임지형배우님, 문서진 배우님. 이현서 배우님께 거듭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