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서 있는 곳을 잘 아는,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래퍼 - 이글라프 [Pacific Place]
이글라프라는 이름이 익숙하다면 아마도 당신은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이나 인디펜던트 음악 시장에서도 그의 이름을 간혹 볼 수 있었으니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이글라프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가능성도 있다. 이글라프는 광주를 기반으로 하는 크루 OSIXTWO의 멤버이며, 지금까지 음악도 틀고 랩도 하며 나름의 행보를 이어갔다. 더즌올데이(DozenAllDay)부터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Seoul Community Radio)까지 다양한 온, 오프라인 공간에 출연하였던 이글라프가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첫 EP를 발표한다.
이번 EP [Pacific Place]는 자신이 광주에서 살아온 경험, 동료와 함께 지내면서 겪는 감정, 결국 홀로 헤쳐나가는 과정까지 이글라프라는 음악가가 지금에 있기까지의 시간을 담았다. 로우파이한 질감과 함께 담백하면서도 세밀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프로덕션은 단단한 톤의 랩과 어우러져 좋은 궁합을 이룬다. 가사의 전개를 돕는 밀도 높은 비트는 앨범이 지닌 가장 큰 감상 포인트다. 바밍 타이거(Balming Tiger)의 언싱커블과 수퍼프릭 레코즈(Superfreak Records)의 뷰티풀 디스코가 트랙을 담당했고, 그랙 다니(Grack Thany)의 션만이 믹싱과 마스터링을 맡았다. 가장 멋진 움직임을 선보이는 각 집단의 멤버들이 나서 이글라프의 음악적 색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줬고, 이는 이글라프가 광주라는 단어로 묶이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성 있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이글라프는 이번 [Pacific Place] 발매 이후 조금씩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활동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또한, 이번 앨범은 테이프로도 제작되어 곳곳에서 판매될 계획이다. 브레인피더 부러워할 것 없이 한국어로 멋진 로우파이 힙합을 들려주는 이글라프의 작품에 귀를 기울여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