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JYUN. [SOVISIONARY.]
한국인 마제스틱 캐쥬얼 등재로 이름을 알렸던 래퍼 B JYUN.
펑키한 리듬과 완성도 높은 앨범 SOVISIONARY로 돌아오다!
지금이야 퇴색되었지만 한때 전세계 음악계에서 Majestic Casual이 가진 음악적인 권위는 다른 모든 미디어들의 그 어떤 유명세와도 비교불가능한 절대적인 영역이었다. Majestic Casual에 등재되기전 아직은 미약한 뮤지션에 불과했던 FKJ, Tom Misch, Daniel Caesar, Gallant, Satin Jacket등은 Majestic Casual에 자신들의 곡이 등재되었던 것을 기점으로 사람들의 입소문에 끊임없이 회자되어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게 되었으며 그외에도 수많은 뮤지션들이 Majestic Casual이라는 창구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들의 저변을 넓혀왔다. 처음 시작에 비해 몸집과 유명세가 너무 커져버린터라 어느 시점부터 발생한 음반사와의 저작권 분쟁때문에 Majestic Casual은 점차 날카로움을 잃어갔지만, 그래도 Majestic Casual이 선택한 뮤지션이라는 것은 마치 영상계의 Vimeo Staff’s pick처럼 일종의 훈장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런 Majestic Casual이 처음으로 한국 플레이어 중 한 명의 음악을 선택하여 자신들의 채널에 올렸으니 그 뮤지션이 바로 B JYUN.이다. B JYUN.의 유명 트랙 I met this boy는 2017년 1월에 한국인 플레이어 최초로 Majestic Casual에 등재되었으며 이 등재는 5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부지불식간에 B JYUN.의 이름을 전세계로 알리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B JYUN.은 그 순간부터 음악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크루를 결성하는 등 차기 앨범에 대한 준비를 차분하게 시작하였고, 마침내 2019 3월 많은 사람들이 고대하던 앨범 SOVISIONARY를 발표하게 된다.
SOVISIONARY의 특징은 말그대로 VISIONARY하다는데 있을 것이다. 사실 I met this boy가 인기를 얻게 된 것도, 그 트랙이 주는 묘한 어떤 시각적인 효과에 기인한 점도 있다는 것은 이 트랙을 사랑하는 사람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거울 속에 비친 소년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B JYUN.의 자기 고백은 청각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듣는 이에게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였으며 이는 분명 I met this boy에 독특한 맥락을 부여해주었다.
SOVISINARY 또한 마찬가지다. FALLEN - AXEL - CLINT EASTWOOD - PRESS - STARLORD - CLOSER - PARTY - HOME으로 이어지는 트랙들은 음악 트랙이라기보다는 한편의 영화의 시놉처럼 보이며 떨어짐과 귀환이라는 테마를 통해서 시각적 속도감을 부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트랙은 단연코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AXEL이다. 가사 혹은 의미에서 뿐만 아니라 곡의 구성에서도 AXEL을 밟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곡은 곡 내부적으로는 흔한 유행가사처럼 불특정 (아름다운) 그녀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는 노래인 것 같지만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에서 봤을 때는 가속도를 끌어올리면서 소위 ‘달리기’ 시작하는 지점을 만들어내는 비열점이라고 볼 수 있는 곡이다. 펑키한 리듬에 퓨처적인 Blast로 점진성을 표현하는 이 트랙은 Be my senorita라는 가사와 함께 드랍되면서 청자를 몰아의 경지로 몰아넣는다.
이 트랙의 뮤비 또한 주목할 만하다. 특유의 레트로한 감수성으로 서울 교외(로 추정되는 곳)에서 묘한 매력을 가진 여성(들)과 함께 찍었는데, 마치 음악과 상관없는 듯한 특유의 영상들이 묘한 템포로 음악과 녹아 들며 알 수 없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말 그대로 SOVISIONARY하다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음악은 음악만의 것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더이상 좋은 음악은 좋은 음악성 그 자체로만 소통되지 못한다. 음악은 환상이기에 사람들에게 음악이상으로 작용해야 하며, 현실의 대중 음악씬에서는 사람들의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하는 음악은 아무리 뛰어난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도태되어 사라지고 잊혀진다. 그런 측면에서 전세계적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은 젊은 한 음악가가 자신의 시청각적 야심을 최대한으로 확장시켜 다방면에서 청자에게 상상력을 제공하려고 시도한 이 앨범을 올해의 앨범으로 꼽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음악애호가로서 나태함의 소치일 것이다. 그럴 정도로, SOVISIONARY는 들을 만한 그리고 볼만한 앨범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