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봄, 아녹(Anoc)의 첫 자작곡 싱글, ‘봄을 타’ ]
봄에 부는 바람은 작은 특별함을 머금고 있다.
사계절 바람 중 사람 마음을 가장 설레게 만드는 것임에 분명한데,
묘하게도 그 속엔 지나간 날에 대한 애틋한 감정들이 은은하게 배어 있다.
아녹(Anoc)의 첫 자작곡, ‘봄을 타’는 봄 특유의 몽글몽글한 감정을 중심으로,
그 속에 작게 번져 있는 애틋함을 노래한 곡이다.
‘-하나 봄’ 이라는 가사는 이미 몇몇 곡에 등장한 적 있다.
얼핏 보기엔 여타 봄 노래처럼 두 사람의 달달한 이야기가 그려져 있을 것 같지만,
이 곡은 흔한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바로 이 지점이 ‘봄을 타’를 특별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화자는 달큰한 봄 향기, 포근한 햇살, 망울을 터뜨리는 꽃들의 품에 안겨 설렘을 느끼면서도,
마음 한 켠에 자리한 못다한 소망을 의식하며 오롯이 혼자 봄을 맞이한다.
양가적 감정은 음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녹의 달콤한 목소리와 따뜻한 일렉트릭 피아노 사운드에 가려 티가 나지 않을 뿐,
전형적 봄 노래에 쓰이는 달달한 코드 진행 대신, R&B 장르에서 사용될 법한 마이너한 코드가 군데군데 버무려져 있다
이런 특징은 곡의 중간에 위치한 피아노 솔로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가벼운 컴핑 위 블루지하게 펼쳐지는 선율이 순도 100%의 즐거움을 그리고 있진 않는 듯하다.
위와 같은 개성 포인트를 가지고도 곡을 마냥 예쁜 봄 노래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아녹(Anoc)의 맑은 목소리 덕분일 것이다.
이 곡을 듣고 있는 지금, 당신이 머무는 곳의 날씨가 좋다면
달달하면서도 내면의 감정에 솔직한 ‘봄을 타’ 를 들으며 산책에 나서는 건 어떨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