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월간윤종신] 7월호 '인공지능'
2019 [월간 윤종신] 7월호 ‘인공지능’은 이별 후 질척이는 남자의 심리를 분석적으로 바라보는 곡이다. ‘만약 연애에 대해 조언해주는 ‘AI’가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즐거운 상상에서 출발했으며 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영화 [그녀]에서 영감을 얻었다. 가사 속 화자는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남자에게 따끔한 충고를 건네는 ‘AI’인데, 그동안 축적된 수많은 데이터에 근거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물론, 순간의 감정에 파묻혀 자신을 더 나쁜 쪽으로 끌고 가는 남자를 냉정하게 저지한다. 이미 끝난 관계에 미련을 갖는 남자를 만류하는 ‘AI’의 어조가 단호하면서도 시니컬하다.
“저는 요즘 나이 때문인지 본의 아니게 젊은 친구들에게 제 경험을 말할 때가 많은데요. 특히 연애나 이별에 대해 말할 때 제가 굉장히 관조적인 태도가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쌓인 데이터를 토대로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어느 날 문득 그런 제 모습이 참 인공지능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명료하고 객관적인 충고를 할 수 있으니까요. 울부짖으면서 호소하지 않고서는 어떻게 처리가 되지 않았던 제 안의 뜨거운 감정들이(젊은 시절에 쓴 가사들!) 이제는 부질없고 공허하게 느껴진다는 게 참 신기해요.”
‘인공지능’은 7월호부터 10월호까지 총 네 달에 걸쳐 발표될 ‘윤종신 발라드 속 이별남 전격 해부 4부작’의 시작을 알리는 곡이다. 윤종신은 20대 때부터 자신이 불러온 발라드 속 남자 주인공들을 소환해보고, 그들의 양태와 특징을 면밀하게 해부해볼 생각이다. 그 남자들이 이별 앞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반응하는지 그 작동 방식을 살펴보고, 더 나아가 이별에 얽혀 있는 각양각색의 감정들을 이해해보고자 한다. ‘이방인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지금까지의 작업을 차분히 돌아보고 그 과정을 새로운 노래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번 달은 이별을 시니컬한 시선으로 바라봤어요. 보통 남자들이 자기감정에 허우적거리다가 이미 묻어버린 사랑까지 파헤치는 실수를 저지르곤 하는데요. 오랜 습관을 그리움이라고 착각하고는 좋았던 추억까지 망쳐버리죠. 일차원적인 감정이나 감각적인 반응에 속아서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거예요. 지금 이 순간만 잘 넘기면 되는데, 그러면 곧 새로운 사랑을 맞이할 수 있을 텐데, 그걸 못 참고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주변 사람들까지 괴롭히는 거죠. 이별이 빚어내는 모순과 혼돈을 미화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7월호 이야기]
“Deep Learning 후 다 행복해질 거야... 걱정 마... 질척이는 사람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