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위한 비밀의 노래
섬세한 감성을 지닌 피아니스트 이수빈의 음악은 그 선율만으로 색색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 중 Baby Million Miles는 닿을 듯 닿지 않는 사랑의 감정에 집중한다.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이 만나지 않고 사랑에 빠진다면 어떤 가사가 나올까’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가사는 조심스러운 목소리와 대조적인 열정적인 고백으로 사랑을 노래한다. 제목인 Baby Million Miles도 그에 기인한다. ‘Million Miles’는 관용적으로 ‘아주 먼 거리’를 일컫는다.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 떨어져 있다면 서로를 그리워하는 심리적 거리는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아득히 멀게 느껴지게 마련이기에.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지만 때로 물리적 거리가 서로의 그리움을 증폭시키는 강력한 묘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을 경험자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편지나 전화로, 이제는 메신저나 SNS로, 서로에게 닿으려는 노력은 시간에 따라 형태를 달리해왔지만 그 마음은 언제나 똑같은 종류의 그리움이었을 것이다. Baby Million Miles는 그 마음을 노래에 띄워 보낸다.
로맨틱한 선율과 목소리를 공히 감싸안는 화사하고 재지한 피아노는 이 곡의 또다른 주인공이다. 이수빈의 피아노는 곡 안에서 또렷한 또 하나의 주역으로서 곡의 분위기를 이끌며 크리미하고 달콤한 공간을 완성한다. 피아노와 보컬만으로 이루어진 피아노프로젝트의 두 번째 싱글로서, 피아노가 진중하게 숨을 죽이고 정신적인 공간에 집중한 전작 [기도]와는 대조적으로 보컬과 듀엣을 이루는 듯한 화사한 피아노 연주는 앞으로 선보일 피아노 프로젝트의 성격이 하나의 모습이 아님을 예고한다.
만나지 못한 연인은 꿈 속의 환상일 수도, 닿을 수 없는 빛나는 존재일 수도 있고, 누구보다 의지하는 온라인 친구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사무치는 그리움의 성격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그리움 그 자체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