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
너에겐 아무 의미가 ‘없던 말’이
나에게 모든 의미의 ‘어떤 말’이 되기까지.
나는 애매한 것들을 싫어한다. 그런 것들은 나쁜 결말을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이고, 상상은 대개 맞아떨어지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애매함을 도저히 깰 용기가 없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설명 못 할 애매함이 확실한 것 같은 결말보다 차라리 더 낫다고 느껴졌을 때였다.
늘 상상의 속도가 현실의 속도를 앞서나갔지만, 상상이 단지 먼저 도착했을 뿐 현실도 언제나 뒤따라왔다.
상상의 속도를 가속시켜줬던 건 아무 의미가 ‘없던 말’이었지만, 나에겐 무엇인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어떤 말’이었다.
-정지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