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치” 정규 1집 [수궁가]
“이날치”는 “장영규”, “정중엽” 두 명의 베이스, 드럼 “이철희”, 네 명의 판소리 보컬 “권송희”, “신유진”, “안이호”, “이나래”로 구성된 얼터너티브 팝 밴드다.
2019년 결성되어 조용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이날치는 [현대카드 큐레이티드 53: 들썩들썩 수궁가] 공연을 데뷔로 하여 서울인기페스티벌, 잔다리페스타 등 다양한 무대에서 부지런히 공연해왔다.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와 함께 촬영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영상 클립은 130만 조회수를 넘어서며 화제를 모았다.
이날치는 ‘수궁가’를 노래한다. 수궁가는, 용왕이 병이 들자 약에 쓸 토끼의 간을 구하기 위해 육지로 나온 자라가 토끼를 유인하여 용궁으로 데리고 가지만, 토끼가 꾀를 내어 용왕을 속이고 다시 뭍으로 살아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이다. 이날치가 노래하는 ‘수궁가’는 전통 판소리의 주요 장면을 선별하여, 개성 넘치는 사운드 트랙으로 편곡한 것이다.
이날치의 정규 1집 [수궁가]는 지난 해 12월부터 차례로 발표한 [어류], [토끼], [호랑이], [자라]까지 총 4장의 싱글에 담긴 8곡에 3곡의 신곡이 더해져 완성되었다. 80년대 신스-팝과 뉴 웨이브가 엿보이는 드럼과 베이스의 리듬 위로 판소리 솔로와 합창이 교차되고 반복되며 신선한 사운드를 연출한다. 밴드 이날치는 [수궁가]를 통해 재미난 옛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조금 특별한 현재의 댄스 뮤직을 선보인다.
[수궁가]
이 이야기는, 궁전을 새로 지은 후 연이은 잔치로 술과 고기에 푹 빠져 있던 용왕이 갑자기 속병을 얻은 데서 시작한다. 아마도 술병이겠지. 아무튼, 용왕을 고치기 위해 신하들이 온갖 애를 써 보지만 이렇다 할 차도가 없다.
[약성가]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난 한 도사가 진맥을 짚어 보더니 좋다는 약재를 이십 첩, 삼십 첩, 사십여 첩을 먹이고 거기다 침술까지 동원해 백방으로 치료한 끝에 유일한 처방전을 내놓는데, 그것이 바로 ‘토끼의 간’!
[어류도감]
이 토끼의 간을 구하기 위해 용왕이 곧바로 어전회의를 소집하니, 물고기 대신들이 각자 벼슬 이름에 맞춰 하나하나 등장한다.
[신의 고향]
물고기들이 무슨 수로 토끼를 잡는단 말인가. 게, 메기 등이 거론되지만 회의는 진전되지 않고 용왕의 시름만 깊어지는데, 이 순간 어전회의에 별주부가 난입한다. 자신에게는 팔다리도 있고 원래 고향이 육지라서 토끼를 데려올 수 있다는 이 별주부의 말에, 용왕은 크게 기뻐하며 육지행을 허한다.
자신만만하게 뭍으로 올라온 별주부, 그러나 육지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산과 들은 험하고 짐승들은 위험하다. 일단 가만히 숨어 부엉이, 까마귀 같은 날짐승과 산짐승들의 상좌다툼을 구경하던 차, 우연히 그 속에서 토끼를 발견한다.
[범 내려온다]
반가움에 토끼를 “토생원~”하고 부른다는 게 그만 턱에 힘이 빠져 “호생원~”이라고 호랑이를 불러버리니, 범 한 마리가 난데없이 나타나 용봉탕 한 번 먹어보겠다고 신이 나서는 별주부를 덮친다.
[호랑이 뒷다리]
궁지에 몰린 별주부는 되려 호랑이를 향해 달려들면서, 급소를 정확하게 노려 공격한다. 호랑이 뒷다리 사이로 쑥 들어가서, 축 늘어진 그 대목을 꽉 물어버린 것이다!
[일개 한퇴]
호기롭게 범을 물리치고 드디어 토끼를 만나 꾀어내는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청산유수다. 먼저 느닷없이 토끼의 인생 굴곡을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은근히 압박을 시작한다. 거기에 슬그머니 수궁 자랑을 끼워 넣으면서, 용궁에 가면 영락없는 훈련대장 감이라는 둥 감언이설로 추켜세우니, 그 말에 완벽히 홀린 토끼는 별주부를 따라 용궁으로 간다.
[좌우나졸]
막상 용궁에 도착하니, 훈련대장 벼슬은 무슨, 수궁의 나졸들이 토끼를 포위하더니 우르르 달려든다. 겁에 질린 토끼가 자기는 사실 개라고, 사실 소라고, 사실 말이라고 아무 말이나 막 던져 보지만 소용이 없다. 그렇게 용왕 앞에 붙잡혀 온 토끼는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직감하고서는 최후의 말 한마디를 던진다. “내 배 따 보시오!”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할 줄 알았던 토끼가 세게 나오자, 용왕은 궁금한 마음에 토끼에게 말을 걸고 토끼는 이때다 싶어 자기는 간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데 하필 지금 간을 뭍에 두고 왔으니 다시 육지로 나가 꼭 간을 가져와서 용왕을 살려드리겠다는 엄청난 언변으로 용왕을 속인다.
[약일레라]
토끼의 말에 넘어간 용왕은 마음 씀씀이에 감동하여 토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악사까지 불러 거나한 잔치를 열어준다.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이를 지켜보다 못한 별주부는 답답한 마음에 토끼에게 속지 말라며 용왕에게 눈물 어린 충언을 한다.
[약일레라]
때는 이미 늦은 것. 용왕은 토끼를 별주부의 등에 태워 다시 육지로 보낸다. 뭍에 도착한 토끼는 별주부에게 욕을 퍼붓고 신이 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그물에 걸리지만 쉬파리때의 도움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다.
[의사줌치]
간신히 다시 살아난 별주부가 기쁨에 겨워 있을 때 이번에는 마침 배고픈 독수리가 기쁨에 찬 토끼를 발견하고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지만, 토끼는 용왕을 속였던 기지를 발휘하여 독수리까지 따돌린다. 그리고선 굴속으로 들어가서는 오래오래 살다가 달나라로 갔다고 하더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