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아[성숙한 마음으로 무모하게]
온통 캄캄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반짝, 불이 켜진다. 눈앞에는 조금 전의 어둠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놀이공원이 펼쳐진다. 눈앞에 놓인 회전목마로 달려 되는대로 아무 말이나 올라탄다. 멈춰 있던 회전목마가 기다렸다는 듯 영차 영차 몸을 움직이며 노래를 부른다. 이설아의 새 노래‘성숙한 마음으로 무모하게’는 바로 그 순간 우리 귓가에 들려올 것만 같은 노래다. 가벼운 왈츠 리듬에 맞춰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놓는 노래는 얼핏 상충되는 두 가치를 맞붙여 마치 당장이라도 이루어질 것처럼 주문을 왼다. ‘성숙한 마음으로 무모하게/ 어쩔 수 없잖아요/ 우리는 이미 다 커버렸고/ 돌이킬 순 없어요’. 코러스며 휘슬, 차임벨, 드럼의 트레몰로, 갑작스레 뛰어드는 클라리넷 등 하나같이 불안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도 절대 동요하지 않을 것 같은 이설아의 목소리가 기묘한 안정을 준다. 그 편안함에 잠시 눈을 감으면 다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밤의 피에로와의 왈츠 타임이다. 노래 속 모든 소리들도 함께 춤을 춘다. 도무지 무슨 춤인지 알 수 없지만 다 추고 나면 기분이 개운해질 것만은 확실한 춤이다. 그런 노래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