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절대음색 Moses Sumney 강렬한 네오-소울 그루브 [Black in Deep Red, 2014]
평단과 대중을 완벽하게 사로잡은 지금 가장 사랑받고 있는 매혹의 알앤비 소울 싱어송라이터 모세스 섬니(Moses Sumney). EP [Lamentations](2016)과 데뷔 앨범 [Aromanticism](2017), 그리고 수프얀 스티븐스(Sufjan Stevens),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가 참여한 EP [Make Out in My Car; Chameleon Suit]에 이어지는 강렬한 네오-소울 사운드의 EP 앨범 [Black in Deep Red, 2014].
2014년 미국 미주리 퍼거슨에서 백인 경찰의 흑인 소년 사살 사건(마이크 브라운 사건)을 발단으로 거대한 흑인 데모가 발생하였는데, [Black in Deep Red, 2014]는 이 사건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컨셉 EP 앨범이다. 모세스 섬니 역시, 직접 이 사건과 관련하여 시위에 참가하였다고 밝혔는데,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가한 대규모 시위였다고 한다. 그래서 앨범은 마치 시위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낸 단편 영화를 연상시킨다. 앨범의 타이틀인 ‘Black in Deep Red’는 추상회화의 본질과 형상에 혁명을 일으킨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동명의 1957년작 ‘Black in Deep Red’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시위 현장에 모여든 어른과 아이들의 캐치프레이즈와 외침의 소리들이 현장음처럼 전해지는 첫 곡 ‘Power’. 그들의 소리가 잦아들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두 번째 트랙인 ‘Call-to-Arms’는 모세스 섬니 사운드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기념비적인 싱글이다. 마치 [Aromanticism]에 수록된 네오-소울 사운드의 대표곡인 ‘Quarrel’과 ‘Indulge Me’를 연상시키며 차분하고 시적인 감성으로 시작, 에스닉한 아프리칸 비트와 프리 재즈의 영역까지 순식간에 확장해 나아간다. 그루브가 넘실대는 퍼커션과 어쿠스틱 기타, 색소폰을 필두로 한 브라스 세션, 신비롭고 환상적인 코러스와 스캣, 허밍, 절규에 가까운 외마디 비명까지,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강렬한 에너지가 전해진다. 예의 매혹적인 음색이 에스닉한 비트와 더할 나위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드라마틱함이 뜨겁게 전해지는 메인 싱글 ‘Rank & File’은 자신의 인종적인 기원에 대한 회귀와 휴머니즘으로 귀결되는 진화의 모습으로 감동을 전해주는 곡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