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와조화' [우그러진 맥주캔]
이질감 속에 동질감. 동질감 속에 이질감으로 타인과 섞여 사는 하루. 그 매일이 무한 반복되는 기분. 배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매일 윤회하는 일상. 몇 번째 인지 모르겠다. 앨범이 아닌 몇 개의 싱글을 만들어 보낸 가수, '손준호'. '조화'는 여전히 앙상블(ensemble)을 뜻하는지 가짜 꽃(condolence flowers)인지 헷갈린다. 겁부터 먹고 지레 나가떨어지는 시간. 그 와중에 돛단배 한 척 한강에 오롯이 떠서 노를 저어간다. 그게 저 친구, '손준호'가 아닌가 하는 생각. 마치 무슨최면이라도 서로 걸듯이 주고받는 노랫말과 음정들. 켈틱한 반주 음악에 떨구어지는 몇 안 되는 가사와 그걸 반복적으로 호흡하는 주술성 짙은 노래가 내 메일로 들어왔고 내 집 작은 방에서 주문서대로 내가 맡은 한 구절 불러서 보냈다. 그렇게 우리 103m 거리의 동네 주민들은 노래 한 곡 같이 쌈 싸서 이제 당신 입에 넣어주려 한다. 발 밑에는 찌그러진 나와 당신과 우리의 내일이 널브러져 있었다.
_가수 겸 가수 김마스타
2017.6.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