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그들이 돌아온다!
- 스모킹구스 새 EP [Struggles]
뜨거운 태양 아래 활강하는 스케이트 보드 위에서 느끼는 바람, 파도를 가로지르는 보트에서 솟아오르는 물보라처럼 여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또 있을까? 무더운 여름날은 야외 활동이 힘들다 입을 모으지만, 또 그만큼 바람의 청량감을 강렬하게 느끼는 계절도 없다. 시원한 물보라를 맞으며 바람을 가로지르는 짜릿한 상상은 방 안의 에어컨마저 지루하게 만들 정도이다. 코앞까지 다가온 여름의 싱그러운 냄새가 벌써 코 끝을 간지럽히며 문밖으로 몸을 이끈다.
물론 모두가 이 짜릿함을 만끽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그저 무더운 날씨로만 기억되기도 하는 게 여름이고, 따스한 봄을 그리워하며 선선한 가을을 기다리는 흘러가는 계절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숨어있는 여름의 매력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어떻게 하면 여름의 상쾌함을 모두가 만끽할 수 있을까.
삶에 치여 여유가 없을 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을 때, 혹은 아주 약간 느긋한 생체 시계가 움직임을 방해할 때 스모킹구스(Smoking Goose)의 새로운 EP [Struggles]가 시원한 여름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18년에 발매한 첫 정규앨범 [Pieces of Mind]를 통해 스모킹구스는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역에 작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상쾌한 속도감과 유려한 멜로디로 무장한 이들은 스케이트 펑크의 진수를 보여주며 한국 펑크 씬의 핵심으로 부상하였으며 대만과 일본,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의 투어를 통해 그 입지를 확장해 나갔다.
성공적이었던 2018년을 지나 이들은 쉴 틈 없이 새로운 작업에 돌입하였고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하여 EP [Struggles]를 발매하였다. [Struggles]는 늘 삶에 대한 고민과 의지에 대해 이야기해왔던 스모킹구스의 정서이지만, '투쟁(Struggles)'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좀 더 진취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언더독의 저항, 편견에 대한 투쟁, 미래를 향한 의지로 가득 찬 수록 곡들은 시원한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강렬한 느낌을 전달한다.
산뜻한 리듬의 인트로인 'Who Am I'로 포문을 여는 [Struggles]는 두 번째 트랙 'Shadows and Dust'부터 질주하기 시작한다. 속도감 넘치는 드러밍을 필두로 멈출 줄 모르는 속도감을 선사하며 듣는 이의 머릿속에 바람을 불어넣어 주는 이들의 음악은 흡사 스케이트보드 위에 있는 느낌을 준다. 유쾌한 노래와 의지 가득한 이야기를 통해 여름의 활기를 불어 넣어 당장이라도 방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도록 만든다.
나가자마자 내리쬐는 햇빛과 축축한 공기가 바로 후회하게 만들지 않냐고? 걱정 마시라. 보드가 없어도, 바다가 없어도 스모킹구스가 있지 않은가. 볼륨은 최대로! 마음속까지 불어오는 바람을 느껴보자.
트랙리스트
1. Who Am I
작사 : 스모킹구스
작곡 : 김동길
편곡 : 스모킹구스
마지막 트랙인 'Stranger'와 더불어 어깨를 들썩일 수 있게 만드는 미드템포의 인트로이다. 숲과 같이 들어찬 사람과 건물 속 온갖 소음 속에서 스스로를 찾는 목소리를 조금씩 내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입부에 소형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효과를 주어 EP의 시작을 알린다.
2. Shadows And Dust
작사 : 박성화, 김동길
작곡 : 김동길
편곡 : 스모킹구스
우여곡절 끝에 타이틀매치에서 불패의 챔피언을 만난 언더독 복서의 처절한 싸움을 표현한 곡이다. 전주와 간주의 날카로운 기타 사운드가 절박한 심경을 표현하며, 복싱 경기의 박진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3. Struggles
작사 : 박성화, 김동길
작곡 : 김동길
편곡 : 스모킹구스
주변의 비웃음과 멸시를 이겨내고 묵묵히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이의 독백이 담긴 노래이다. 차분히 시작되는 도입부 이후 제창과 함께 터져 나오는 연주로 극적인 요소를 살리며, 브릿지와 기타 솔로 등에서 변화하는 스케일을 통해 서정적인 느낌을 가미하였다.
4. Journey *타이틀 곡
작사 : 박성화, 김동길
작곡 : 김동길
편곡 : 스모킹구스
저마다의 이상을 위해 고난의 길을 걷는 이들을 위한 노래로, 꿈을 향한 순례자의 여정을 응원하며 함께 목표를 향해 가는 희망을 말한다. 응원을 담은 희망적인 가사에 알맞은 밝은 멜로디로 긍정적인 느낌을 배가하여 곡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잘 전달한다. 후반부의 제창은 모두 힘을 합쳐 고난을 이겨내고 이상에 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멤버 전원이 함께 노래하였다.
5. Stranger
작사 : 박성화, 김동길
작곡 : 김동길
편곡 : 스모킹구스
간결하고 힘찬 리듬에 시원한 기타 리프로 함께 뛰며 즐길 수 있는 미드템포의 곡이다. 따라 부르기 쉽고 신나는 멜로디이지만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괴물(monster)에 빗대어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담아 소소한 반전을 느끼게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