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 x 'WILLYEOM', 프로젝트 EP [BAD IS GOOD] 발매
좋고 나쁨은 무슨 기준으로 나뉘는가. 우리 모두는 스스로 그 기준에 대해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죽인다.’라는 말은 때론 ‘너무 멋지다.’ 라는 뜻이 된다. ‘Bad’라는 말 역시 때론 ‘excellent’라는 뜻이 된다. 너무 기분이 좋으면 일종의 불안한 감정이 문득 들 때도 있고, 반대로 너무 기분이 나쁠 때 웃음이 나기도 한다. 이렇듯 어쩌면 나쁜 것과 좋은 것은 서로 통한다고 볼 수 있다.
‘호’와 ‘불호’가 지극히 개인적으로 나뉘듯 좋음과 나쁨의 기준 역시 지극히 개인적일 수 밖에 없다. 그 기준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두는 장치가 법이나 제도 등의 사회적인 약속일 뿐, 근본적으로 선과 악을 판단하는 권리는 개개인에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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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가락 몇 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의 생각을 볼 수 있는 지금 이 시대에서는 그러한 근본적인 물음과 답을 사고하는 과정이 결여되기 쉽다. 쉽게 말해, ‘왜 좋은지’, ‘왜 나쁜지’에 대한 본인만의 답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수가 좋다고 하면 좋은 것이고, 다수가 나쁘다고 하면 나쁜 것이 된다. 허나 아쉽게도, 완벽하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흐름에 편승하는 것은 본질적인 ‘나’ 가 되기 어렵다. 혹은, 그 흐름에 편승을 하는 것 그 자체가 ‘나’이거나(하지만 신기하게도 본인이 스스로 그런 성향이라고 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BAD IS GOOD]은 선과 악에 대한 그들만의 기준을 이야기 한다. 또한 당연하게도 그들간의 기준 역시 미묘하게 다르다. 또한 선과 악에 대한 기준은 우리 모두가 다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만의 기준을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들의 가사는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불쾌하고 기분이 나쁠 수도(bad) 있고, 누군가에겐 굉장히 멋지게(bad) 다가올 수도 있다. 때문에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 역시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해석이 다르게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삽입하는 데에 집중했다. 이러한 점들이 앨범 모든 구성요소들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애매하기 만든 전작 [GOOD IS BAD]와의 차이점이다. [BAD IS GOOD]은 오히려 개개인의 의견이 개입된다면 이 이야기가 좋은지, 혹은 나쁜지 판단하기 쉽다.
전작 [GOOD IS BAD]의 앨범 소개글 말미에서 그들은 “[GOOD IS BAD]를 들으면서 누군가는 좋다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나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Good is Bad이기 때문에.” 라고 하였다.
앨범의 전체적인 결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그들이 했던 말은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다른 누군가의 의견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GOOD’과 ‘BAD’를 가지고 있고, 결국은 Good is Bad이기 때문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