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ull' [Metal to the Bone]
일본의 헤비메탈, 정확히 말하자면 블랙/스래쉬/스피드 메탈에서 'Sabbat'이 가지는 의미는 대단하다. 매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엄청나게 파격적인 가죽팬티를 입고 Blackfire를 외치는 방송사고급 영상(?)만으로도 그들의 한없이 진지하면서도, 또한 한없이 가벼운 그들의 음악에 대한 주관은 뚜렷하다. 그래서일까 이 일본의 거물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특유의 전파력으로 'Sabbatism'을 널리 퍼트리고 있다.
지금 소개하는 콜롬비아의 'Skull' 또한 그런 'Sabbatical'스러운 'Sabbatism'의 열렬한 신봉자이자 전염체이다. 이들의 두 정규앨범의 타이틀인 "Beer, Metal, Spikes" , "Metal to the Bone"을 보라. 일상에 있어서 헤비메탈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신들의 삶의 주체인지를 설명함과 동시에 그 메탈이 가지는 주제는 언제나 자유와 즐거움, 원초적인 폭력성과 술 냄새 풀풀 나는 마초이즘에 입각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해골과 불경스러운 가사, 타이틀은 전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이런 블랙/스래쉬 메탈 밴드들이 주창하는 Satan은 뿔이 달린 성서에 나오는 악마가 아닌, 대부분이 일상의 자유를 방해하는 그 모든 제도와 규범일 뿐이라는 것이다.)
'Skull'이 들려주는 음악은 전제적으로 지하실의 묵은 내와 맥주에 취한 이들의 땀냄새가 느껴질지언정 한없이 자유로우면서도 거칠고 폭력적이다. 그것이 이런 블랙/스래쉬의 정답은 아닐지라도 헤비메탈의 태동에 있어서 큰 사상적 기둥이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것을 'Sabbat'은 수많은 밴드들에게 가르쳤고, 지구 반대편의 콜롬비아에서도 그에 대한 화답이 있었다. 음악을 감상하기 전에 주위에 걸리적거리는 것을 치우고 캔맥주를 준비하기 바란다. 그것이 이 장르에 대한 최고의 경의이다.
음악평론가 장재원
LABEL : Fallen-Angels Production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