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물감]
'인상'은 생짜베기 촌놈이다. 두 살 무렵부터 산골에서 살았고, 중학교 다닐 무렵에는 외진 바닷가에서 생활했다. 산골 마을에 친구가 없어 산과 개울을 헤집고 다니며 가재나 버들치 장수하늘소와 같은 곤충들을, 바닷가에서는 갯것들을 친구 삼아 놀았다. 그래서 그의 노래에는 산과 바다가 있다. 사라진 고향 마을의 아픔이 묻어 있는 그의 노래 ‘장승아저씨’를 통해 느낄 수 있듯이 그의 노래에는 그 만한 나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남다른 정서가 있다. 제도권 교육을 거부하고 대안학교인 풀무고등학교를 다닌 그는 졸업 후 난생처음으로 도시생활, 서울 망원동에서 옥탑방 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대자연을 파괴하고 들어선 서울이 아닌 대자연이 양보한 공간,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서 그는 여전히 촌놈이다. 그의 노래 ‘서울의 밤’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는 산과 들, 바닷가에서 피어나는 야생화 한송이를 들고 서있는 촌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거기 흙 한줌 움켜쥐기 힘든 서울, 밤샘 알바를 마치고 옥탑방으로 들어서며 노래하는 ‘인상’에게는 잊혀져 가는 대자연의 숨결, 귀하고도 소중한 촌놈의 감성이 묻어있다. -송성영-
어린시절 시골에서 살았던 추억부터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노래로 만들었다. 만든 노래마다 각각 다른 색깔이 떠올랐다. 살아온 환경이 바뀌면서 나의 모습이나 감정들이 뻑뻑한 물감처럼 다른 색깔에 덧 칠 되기도 하고, 촉촉한 물감처럼 번져 나가는 느낌이 드는 순간순간들을 다시 기억할 수 있도록 노래로 붙잡아 놓고 싶었다. 완성되지 않을 그림을 계속해서 그리며 살고 싶다. -인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