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GGER'의 셀프 타이틀 앨범 [TENGGER]
-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 영감을 주거나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있나요?
TENGGER: 우리는 음악을 통해 환경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우리 뿐 아니라 다음세대를 위해서도 말이지요. 우리는 언제든 원할 때 바다를 만날 수 있고, 사계절 초록과 꽃들을 볼 수 있지요. 그러나 그것은 내일도 가능할 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환경이나 근처의 자연, 특히 바다와 푸른 자연을 표현에 직접적으로 등장시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토피안 사운드, 그걸 만들고 싶습니다. 60~70년대의 독일의 밴드가, 당시 주류였던 영국도 미국도 아닌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 우주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냈던 것처럼, 그 같은 움직임이, 우리에게는 필연적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역시 주변인이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한국인(있다)이고 일본인(마르키도)이지만, TENGGER from Korea 일 수 없고, 동시에 from Japan 일 수 없지요. 다년간의 투어와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등을 통해 중국에도 많은 뮤지션 친구들이 있고, 중국의 레이블에서 앨범을 릴리즈 한 적도 있지만, 역시 TENGGER가 중국 밴드가 될 수는 없고요. 우리는 밴드의 내셔널리티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적이나 출신 같은 거 필요없는 유토피아를, 우리의 유니크한 음악으로 만들어내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붓다나 예수의 수행과도 같이, 시간이 필요하고, 열린 눈과 마음이 필요한 것임을 직감하고 있고요. 음악 만들기도, 인생도 긴 여정이고, 우리는 항상 모험하며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
- 앨범 [TENGGER]를 소개해주세요.
TENGGER: 앨범 커버는 일본의 시코쿠 88개 사찰 중 한 곳의, 승려들이 수행하던 동굴에서 발견한, 수행으로 힘들어하는 붓다의 벽화를 사진으로 찍은 것의 일부분입니다. 우리가 그 동굴에 들어갔을 때, 그 동굴은 너무 어두웠습니다. 그래서 집중하지 않으면 그 안의 여러가지 그림들이나 불경들, 불상들을 자세히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발견한 순간에는 무겁게, 기쁨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신비적이고 스피리추얼한, 온화하고 편안하게 트랜스 상태로 갈 수 있는 사운드로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르키도의 모듈라 신디사이저로 구축된 드론 사운드가 중심축을 이루고, 그 위에 인도 악기인 하모니움과 있다의 보이스 등이 쌓이며 싸이키델릭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우리의 삶이라든가 사운드의 수행이 과정에 있기 때문에 TENGGER가 미덕으로 여기는 '유토피안 사운드'가 완성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과정을 남긴다는 측면에서 이 앨범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의 한국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이 음악이 하고 있을 지 모르지만, 음악의 치유와 위로를 믿는 우리는, 이 앨범이 단지 일상의 배경음으로 함께 해도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이 앨범은 2014년 2CD형태로 처음 발매되었고, 영국의 맨체스터 근방에 있는 가짜 에펠탑이 있는 키치한 도시, 블랙풀Blackpool을 기점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디 레이블 Must Die Records에서 더블 카세트 테이프 형태로 2016년 재발매된 바 있으며, 2017년 온라인 유통을 위해 특별히 리마스터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