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아' [언제나 그댈]
지난해 정규2집 은하수를 발표하며 고유의 색채와 존재감을 선명하게 드러낸 정밀아가 흥미로운 작업을 내놓았다. 발매 25년이 된 김현철의 3집[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에 수록곡 [언제나 그댈]을 리메이크 하였다.
깊이 있는 가사와 따뜻하면서도 힘 있는 음색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밀아는 전작에서 나태주의 시에 선율을 붙여 부른 ‘꽃’을 발표하여, 작품이 또 다른 창작으로 이어지는 ‘재해석’의 매력을 설득력 있게 선보인바 있다. 자칫 원작의 가치와 결을 훼손하지 않을까 부담을 갖게 되는 것이 창작자의 피할 수 없는 고민일터.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 나태주의 시는 정밀아의 노래가 되어 새롭게 태어났다. 이 곡은 2017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노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였다.
이번 작품은 이제까지 정밀아가 내놓은 음악과는 언뜻 다른 온도로 다가오지만, 조금만 노래 속으로 들어가면 이내 그 속에 단단히 자리 잡은 정밀아를 느낄 수 있다. 어쿠스틱 기타가 중심을 잡은 간결한 구성위에, 넘칠 듯 끝내 담담한 정밀아의 보컬이 흐른다. 코러스로 참여한 원곡자 김현철의 깜짝 등장은 그의 목소리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반가운 선물이겠다. 한국 ‘시티팝’을 이야기 할 때 입문격으로 언급되는 원작자의 초기 작품을 오늘날 포크음악가는 어떻게 해석했을까?
“어릴 적 라디오키드였을 때부터 좋아하고 즐겨듣던 선배님의 곡을 리메이크 한다는 것은 무척 영광이지만, 한 편으로는 빈틈없는 편곡으로 이루어진 곡들이라 부담도 되었습니다. 원곡은 사운드적인 측면에 무게가 실린 듯 했는데, 저는 첫 소절부터 노랫말이 참 와 닿았거든요. 하늘 아래 새것이 없으니 그냥 똑같이 부른다 쳐도 원곡과는 다르겠지만, 리바이벌 같은 느낌은 흥미롭지 않았어요. 현재 나의 시선으로 곡을 들여다보고, 오늘의 감성으로 곡을 느끼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나의 어법으로 부르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정리하였어요. 아, 편곡 과정에서 ‘계절보다 조금 일찍 피어버린 코스모스’가 계속 떠올랐어요.”-작가의 말 중에서-
1993년 태어난 노래는 수많은 이들의 삶속에 흐르며, 누군가는 목청껏 부르기도, 누군가는 홀로 숨죽여 들으며 흐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다 2018년 정밀아는 기타를 퉁기며 이렇게 오늘의 마음과 목소리로 불러 기록했다. 하나의 노래가 이렇게 또 살아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