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단' [어쿠스틱 플러스원 vol.4]
4번째 '정단'의 어쿠스틱 플러스원의 플러스원은 피아니스트이면서 피아노 치는 게 재미없다고 주장하는 '엄수한' 형입니다. "Never ending story" 전주 피아노의 클래시컬한 터치는 그런 특유의 게으름 때문에 좋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릴렉스하니까 편안하게 들리겠지요.. 녹음하다가 제가 맞장구를 쳤는데 "저도 노래가 재미없어진 지 10년 되었어요" 라고 해서 둘이 크게 웃은 바 있습니다.
2003년 가을에는 태원형에게 "아름다운 비밀"이라는 노래 (이후 "아름다운 사실"로 제목 변경)를 받고 녹음실에서 둘이 한번에 녹음을 했었는데 오래 합주한 사람들처럼 잘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정성껏 다듬어서 발표된 "아름다운 사실"보다 조금 투박하지만 진솔했던 최초의 "아름다운 비밀"을 더 좋아합니다. 이번 작업중에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덕분에 오랜만에 노래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이 곡은 그 흔한 love song 입니다. 지금 행복해도 사랑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얘기처럼 누군가에게 설렘을 느끼는 것은 나이와 관계없죠. 사랑한다는 말이 요즘은 흔해졌지만 그 말을 쉽게 하지 못하는 남자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남자가 꼭 찌질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남자들이 더 묵직하고 진중한 면이 있어 파트너를 잘 바꾸지도 않고 꾸준히 챙기죠. 이 곡은 수줍지만 속 깊은 남자들의 사랑 고백입니다. 힘들게 마련한 리마인드 웨딩 촬영 현장이 있다면 그곳에서 이 곡이 울려퍼지길 희망합니다. 끝으로 연주해준 수한형, 믹싱 작업을 해준 후배 뮤지션' 임승부', 사진작가 '강연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