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단' [어쿠스틱 플러스원 Vol.12]
정단의 12번째 어쿠스틱 플러스원의 주제는 ‘봄’입니다.
겨우내 얼었던 모든 것이 사르르 녹고, 잠자고 있던 생명들이 시나브로 깨어나는 봄..... 자연의 기적이 선명하게 보이는 계절이죠. 3월이 되어 새학기가 되면 동무들을 만나 깔깔거리며 웃고, 눈 덮였던 들판에 온갖 나물들이 파릇파릇 앙증맞게 솟아납니다. 그 위를 나풀나풀 날며 지저귀는 새들은 귀여운 춤을 춥니다. 4월이면 친구들과 딱지치기를 하던 장독대 옆 두릅나무에 돋아난 새순을 따서 된장에 찍어 먹고, 5월이면 숨바꼭질을 하다 찔레꽃 넝쿨에 숨어 가시가 연한 새순을 똑 분질러 따 먹으면 향긋한 봄 내음에 취하기도 합니다. 비릿한 아카시꽃으로 배를 채우고 돌아와 햇볕이 드는 마루에 앉아 계신 어머니 무릎에 누우면 머리를 만지는 거친 손이 한없이 잠을 부릅니다. 누군가에게는 과거이고 누군가에게는 미래가 될, 또는 영영 불가능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 봄은 어린이가 되고 싶은 어른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계절인가 봅니다.
정단의 ‘사르르봄’은 지금의 봄을 사랑하고, 그러기에 과거의 봄을 아름답게 추억하는 어른의 ‘봄 이야기’입니다.
봄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연주자들이 정단을 도와 주었습니다. 엄수한형, 고중원, 정장민, 홍필선, 권병호, 쟈스민 K 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모두에게 2018년은 어느해 보다 따뜻한 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