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R&B’
술탄 오브 더 디스코 single [미끄럼틀 (feat. SUMIN)]
#미끄럼틀 :
지난 7월 발매한 싱글 [Super Disco (수퍼 디스코)]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특유의 신나는 무드를 디스코/소울 대신 록 음악의 직선적인 비트로 풀어낸,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앞으로 나올 정규 2집에 대한 첫번째 예고로는 꽤나 모범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모범적이어서 적절했던 만큼 재미는 다소 떨어질 수 있었던 것도 사실. 그래서 두번째는 좀 더 파격적으로 느껴질 만한 곡으로 골랐다. 2집 발매를 한 달 여 앞두고 공개하는 두 번째 싱글[미끄럼틀 (feat. SUMIN)]이다.
#R&B :
마치 발라드 전문 가수의 댄스 외도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를 '어딘가 정신이 살짝 나간 채로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며 열심히 춤을 추는 밴드'로 생각해 온 이들이라면. 하지만 이미 술탄은 춤 추기 좋은 노래들 말고도 느린 템포에서도 좋은 느낌의 노래들도 가지고 있고, 소울 음악이라는 큰 틀 안에서 디스코와 훵크, 그리고 R&B는 모두 한 식구다. 그러니 이것 역시 분명 '술탄의 것'이다.
‘술탄의 R&B’는 외도는 커녕 오히려 작정하고 제대로다. 전반부와 후반부가 극명하게 나뉘는 극적인 구성의 송라이팅에서 틀에 매이지 않는 요새 R&B의 첨단을 느낄 수 있다면, 동시에 드럼/베이스/기타에 관악의 실제 연주로 구성된 정통적인 세션에서는 소울의 클래식한 기운이 물씬 넘친다. 첨단과 전통을 이런 식으로 조화시켜내는 것은, 한국에서 보통 얘기하는 '알앤비'는 물론, 당대 어느 곳의 R&B와도 비교해봐도 견줄 대상을 찾기 쉽지 않다.
#feat_SUMIN(수민) :
전반부가 끝나고 후반부에서 급작스럽게 분위기가 전환하는 그 순간 곡을 압도하며 치고 나오는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SUMIN(수민)이다. 지금 한국의 R&B/소울/힙합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로 프라이머리, Dok2, G.Soul, 레드벨벳 등과 협업하며 언더와 메이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전방위 아티스트. 얼마 전 첫 정규 앨범 [Your Home]을 발표한 이래 더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그녀가 이번 싱글에 작사/작곡자이자 공동편곡자, 보컬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모든 곡을 리더 나잠 수가 만들어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 힙합 음악계에서 손꼽히는 사운드 믹싱 엔지니어(한국 힙합 어워즈 수상/후보작 중 그가 작업한 앨범 숫자로 확인할 수 있음)로 최근 아프로-아메리칸 음악의 트렌드를 최전선에서 느끼고 있는 나잠 수는 이전부터 그러한 조류를 새 앨범에 반영하고자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음악가들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고민해왔다.
그 결과, 이번 싱글에서 술탄은 SUMIN과의 협업을 통해 스스로의 새로운 면모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SULTAN_IS_BACK :
2018년 1월, 앨범 작업에 매진하기 위해 모든 활동을 중단했던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7월 첫 싱글 [Super Disco (수퍼 디스코)]를 시작으로 9월 두 번째 싱글 [미끄럼틀 (feat. SUMIN)]에 이어 이제 10월 30일(화) 정규 2집을 발매할 예정이다.
1집으로부터 5년이 지났다. 그간 술탄은 7곡의 신곡을 발표했고 한국은 물론 영국, 미국, 일본 등11개국을 돌아다니며 활발하게 공연을 해왔다. 결코 허투루 보낸 시간이 아니었음을 이번의 새 앨범이 입증해 줄 것이다. 이제 작업도 막바지에 이른 이 시점에서 멤버와 스탭들 모두 좋은 앨범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2집 발매 후인 11월 17일(토)에는 2집 발매 단독 콘서트 [GRAND SULTAN NIGHT 2018]을 가진다. 2년만의 단독 공연인 만큼 술탄 사상 최대의 규모로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진행한다. 예매 오픈 등 자세한 내용은 추후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소셜미디어 채널(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을 통해 공지할 예정.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돌아왔다. 정말로.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