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듯 섬세한 울트라모더니스타, 최첨단맨.
근사한 데자뷰(Déjà vu). 최첨단맨(Ultramodernista)의 ‘Koriga’가 펼쳐 보이는 세계다. 솔로 프로젝트 휴키이스의 휴(Hugh), 스웨덴세탁소, 위 헤이트 제이에이치(We Hate JH)의 이상근과 정진욱, 버클리 음대 수료 후 귀국한 신스 댄(Dan)의 이 4인조 밴드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멤버들의 모던한 변신으로 먼저 낯을 익히고, 1970년대 고전적 디스코를 2013년의 다프트 펑크(Daft Funk)가 떠오르는 현대의 감각적인 터치로 풀어내는 솜씨로 또 한 번 인사를 건넨다.
보통 평론의 영역에서 기시감은 부정적인 용어지만 ‘Koriga’의 세상은 안전한 모순 속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다가가면 너는 멀어지고 네가 다가오면 내가 무심해지는, 모호한 관계를 노래하는 휴의 건조한 목소리와 댄의 짙은 신디사이저, 안갯속에 무심한 진욱의 베이스라인과 상근의 드럼이 들썩들썩, 어깨를 흔든다. 인천 스쿼시 스타디움의 라이브 현황은 그 독특한 아우라를 더욱 짙게 가져가는 촉매제가 된다.
오묘한 공간 속의 선명한 멜로디, 모호한 메시지 곁에서 자근자근 공명하는 소리들. 서늘한 여름밤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닮은 'Koriga'는 은은하게 그 빛을 발하며 일상 속으로 침투해 들어간다. 너의 이야기 혹은 나의 이야기, 아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오묘한 보편, 익숙하지만 낯선 모순의 힘. 최첨단의 복고란 이토록 멋진 것이다.
-글: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