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엠' [겨울인데]
저는 슬플 때 노래를 부릅니다. 아니, 음 속에 한숨과 원망을 쏟아 주저리 한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인지 모릅니다. 슬픈 일이 생기면 며칠 모른 척 지나가보려 하다가 피아노에 손을 댄 순간 참고 있던 응어리가 터지면서 뭔 말인지 뭔 가사이지도 모르는 채 마구 울면서 노래를 하지요. 이 노래는 지난 금요일, 그렇게 원테이크로 만들어졌습니다. 저의 삶은 그렇습니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고 기쁜 일이 있기도 하지만, 또 제가 어찌할 수 없는 슬픔 한가운데를 통과해 나가야 하기도 합니다. 누구나 그런 것이겠지요.
원래 예정되있던 싱글앨범은 매우 경쾌한 노래였지만, 삶의 시간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요동치고 갑자기 어떤 곡이 태어나기도 하네요. 음악을 혼자 만들고 혼자 부르고 혼자 녹음하고 혼자 유통하기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무명의 음악인의 울음 속에 태어난 이 노래가 누군가의 시린 날에 작은 울림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네요. 이제 다시 겨울. 시린 계절이지만. 우리의 가슴이 너무 춥지는 않기를 바래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요. 겨울에 서서, '보엠'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