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불볕 더위를 서늘하게 만들 박가을의 12번째 싱글은 다름아닌 사랑을 이용해 사람의 정신을 쏙 빼놓는 꽃뱀에 관한 이야기다.
사랑이라는 헌신적인 감정을 이용해 연인 혹은 그 비슷한 구도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꽃뱀의 모습과 행동을 남자친구의 입장에서 풀어낸 이 노래는 요즘 남녀 관계의 풍자 이기도 하다. 내면의 아름다움 보다는 여자의 겉모습 만으로 여자의 가치를 매기는 남자와 그런 남자의 심리를 꿰뚫어 보고 있는 꽃뱀의 행동은 노래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지미 핸드릭스 처럼 두꺼운 배음을 가진 이동하의 목소리는 블루스라는 장르에 걸맞게 끈적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번 싱글은 피처링 가수의 목소리와 다이나믹한 세션들의 블루스 연주, 그리고 가사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이다. 박가을의 나레이션을 통해 노래 중간에 남자친구인지 노예인지 모를 찌질함 과 여자친구의 된장녀 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노래의 묘미이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 속에서도 꿋꿋이 촬영된 이번 앨범 커버의 모델은 신인배우 '은호'이다. 꽃뱀의 차가운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원래 밝고 화사한 자신의 이미지를 망가뜨려 가면서 노력한 흔적이 돋보이며, 포토그래퍼 오세영의 감각을 통해 꽃뱀의 이미지를 재현했다. 지난 일년 동안 쉬지 않고 매달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나왔던 박가을의 싱글이 12번째 싱글을 마지막으로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 2년간의 준비로 더 깊어진 그의 이야기들, 한 장의 정규 앨범으로 완성된다면 어떤 이미지로 그려질지 사뭇 기대가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