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목현상 [동일단상 (冬日斷想)]
10여년전 포스트록 키드들로 만난 우리는 산이라도 들어 옮길 기세였다. 프렌지의 정목, 스타리아이드의 병덕, 그림자궁전의 꿀버섯과 나... 9와 숫자들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서로의 만남과 이별, 기쁨과 슬픔을 모두 지켜보며 함께 변화하고 성장해 온지 7년만에, 그간 묵묵하게 연주자의 길을 걸어온 정목이와 병덕이가 드디어 스스로의 목소리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보컬과 멜로디가 주가 되는 음악, 잔잔한 팝이라면 특히 질색을 하던 정목이와 욜라탱고로 대변되는 90년대 아메리칸 인디록에 흠뻑 젖어있던 병덕이가 입을 모아 들려주는 이 풋풋한 노래들은, 음악이 가질 수 있는 가치를 온전히 깨닫게 해준다. 한 쪽에 성찰과 표현이 있다면 다른 쪽에 공감과 소통이 있다. 20대를 몽땅 전자에 쏟아 부은 그들이 이제서야 후자의 기쁨을 배워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 째 싱글 [동일단상]은 무더운 여름에 듣는 촉촉한 겨울 노래다. 내가 본 많은 이별 중에 어떤 것을 노래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울음을 참고 있는 듯한, 터지기 직전의- 그러나 끝내 터지지 않는 목소리는 듣는 내내 함께 마음을 졸이게 만든다. 나일론 기타의 담담한 선율은 익숙하지만, 정목이가 연주함으로써 낯섬과 신선함이 더해진다.
"병목현상", "그렇게 우리는", "동일단상"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함께 감상해보기를 권한다. 두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이어가는 연작의 느낌이 이제 구색을 갖춰가고 있어,(병덕이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노래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지친 여름날, "동일단상"이 많은 이들에게 달콤한 휴식이 되어주기를, 병목현상이 꾸준한 활동으로 알찬 결실을 맺어가기를 응원하며...! -송재경 (9와 숫자들)-
문득 아날로그 시절의 감성이 그리워질 때 꺼내어 들어 볼 만한 곡. 좋아하는 이에게 꾹꾹 눌러 쓴 손편지처럼, 첫사랑의 애틋한 기억처럼 아련하고 풋풋한 노래. -사비나 (사비나앤드론즈)-
나는 추억을 부르는 힘은 지나간 노래들만 갖고 있는 줄 알았다. 분명 새로 듣는 노래인데 듣는 내내 바닷가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정바비 (가을방학, 줄리아하트)-
"영원한 소년 정목이와 병덕이, 겨울노래를 여름에 내는 소년들의 뚝심" -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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