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월간 윤종신] 6월호 'My Queen’
2018 <월간 윤종신> 6월호 ‘My Queen’은 출근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출근송’이다. 어느 날 평소보다 일찍 집에서 나온 윤종신은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사람들을 마주하고는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그의 눈에 비친 사람들은 이제 막 하루를 시작했음에도 하나같이 어둡고 지쳐 보였는데, 시간에 쫓기느라 머리를 채 말리지도 못한 사람은 물론이고,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아예 눈을 감고 있는 사람도 있어서 괜히 안쓰러운 마음이 커졌던 것이다. 실제로는 아주 잠깐일 뿐이었지만, 그때 그 장면은 그의 기억 속에 꽤 오랫동안 선명한 잔상을 남겼고, 그는 그들의 출근길에 힘이 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노래는 제목과 가사에 ‘퀸’이라는 말이 들어가긴 하지만, 사실 여성만을 위한 찬가는 아니에요. 노래의 후렴구를 만들면서 ‘아, 여기는 가사에 ‘퀸’이 들어가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가사를 쓸 때 뜻도 뜻이지만 운율과 어감 때문에 단어를 배치할 때가 있는데, 바로 ‘퀸’이 그런 경우였던 거죠. ‘퀸’이라는 ‘소리’가 주는 상쾌함과 청량감이 이 곡과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았고, 그래서 ‘퀸’으로 가사를 풀어나갔어요. ‘퀸’은 여성만을 한정해 지칭한다기보다는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모든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윤종신은 이 곡을 만들면서 ‘아침의 기분’과 ‘노래의 기능’에 대해 생각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아침의 기분은 그날 전체의 기분을 좌우하기도 한다. 보통 아침에 기분이 좋으면 적어도 그날 늦은 점심까지는 무탈하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아침은 기분을 돌볼 여유 같은 건 없다. 일단 몸은 오늘의 버스 안에 있지만, 마음은 어제의 이불 속에 있을 때가 많고, 오늘의 일정과 계획을 살피기보다는 어제의 근심과 걱정을 되새기는 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출근길에 유독 이어폰을 끼고 힘이 나는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노래가 하루의 시작을 좀 더 경쾌하고 활기차게 만들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괜찮을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요즘엔 ‘리프레쉬’라는 게 살아가는 데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는 대부분 어제의 걱정과 우려를 계속 안고 살아가거든요. 그렇게 고민하고 신경 쓴다고 해서 딱히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어제의 일들을 기어코 오늘까지 끌고 와서 생각하죠. 물론 그렇게 쉽게 잊을 수야 없겠지만, 쉽게 잊을 수 있었다면 애초에 고민을 하지도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으로 ‘될 대로 되라!’ 하고 대범하게 생각하는 태도 또한 필요하거든요. 일단 툭툭 털어버려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고, 그래야 새로운 내일,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으니까요. 이 노래가 여러분에게 잠시나마 상쾌한 ‘리프레쉬’가 되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윤종신의 6월호 이야기]
“지쳐 쓰러질 것 같은 저녁일지라도 아침엔 그대가 모닝퀸!!!!!” .... ....